23일부터 11월 4일까지 서울 경운동 물파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진서헌 물파전'은 그의 필묵 작품 30여점을 선보이는 자리다. 그의 서체는 폭발하는 듯한 에너지가 일품으로 속도감과 힘이 넘치는 특징 때문에 '광초(狂草)'라 불린다. 도가의 기운생동과 풍류사상, 여백의 산수미학, 우주관의 화엄미학을 두루 종합한 그의 서예술은 일획으로 세상을 휘어잡는 듯한 찰나의 미학이 돋보인다.
중국의 근대 사상가이자 작가인 루쉰(魯迅)의 전신 초상화(사진)를 보면 한 인간을 파악하고 그 고갱이를 드러내는 탄 스위 히안의 '광초'가 무엇인지 한눈에 알 수 있다. 붓이 지나간 자리에서 피어나는 검은 돌풍이 중국 인민의 정신적 지주로 일생을 보낸 루쉰의 현신처럼 보인다.
그를 초청한 손병철 물파아트센터 관장은 "그의 '광초'와 생동하는 필묵화를 통해 21세기 한국미술의 정체성과 동양예술의 나아갈 바를 함께 생각해보는 자리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02-739-19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