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리스트 대신 한인 밀입국 여성들만 걸려 망신살

중앙일보

입력

9.11 테러 이후 미국-캐나다 국경에 테러리스트 잠입 방지를 위해 주 방위군 등을 대폭 투입했지만 정작 테러리스트 대신 한인 밀입국 여성들만 줄줄이 적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한인들의 이미지에 먹칠을 하고 있다.

지난 11일 몬태나주의 일간지 '미솔리안'은 몬태나주 국경수비대 및 국경 인근 셰리프국 요원들과의 인터뷰를 인용 이같이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테러 이후 지난 5년간 캐나다-몬태나주 국경에는 종전의 3배가 넘는 국경수비대원들이 배치됐으며 다소 여유가 있던 대원들의 근무 일정도 하루 24시간.주 7일 근무로 변경됐다. 또 야간 행동 감지기 열 탐지 센서 등의 첨단 장비들이 나무 등에 매달려 국경 지역 곳곳에 배치됐다.

신문은 그러나 테러리스트의 미국 내 잠입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이 모든 노력에 결국 젊은 한인 밀입국 여성들만 걸려들고 있다고 밝혔다.

국경수비대 스푸케인 지부의 로니 무어 공보관은 "지난 5년간 테러리스트는 단 한명도 적발되지 않았고 18세~25세 한인 여성 밀입국자들만 정기적으로 체포되고 있다"며 "지난해 체포된 밀입국자 120여명 중 대다수가 한인 여성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캐나다-미국 국경은 한인들이 밀입국할 수 있는 가장 짧은 루트로 한국-캐나다 간의 무비자 협정이 밀입국 증가를 부채질하고 있다"며 "이들의 최종 목적지는 LA 등 주요 대도시의 매춘업소"라고 덧붙였다.

국경수비대 측은 한인 여성들의 주 밀입국 루트로 캐나다 밴쿠버 공항-워싱턴주와 함께 캐나다 에드몬튼 공항-몬태나주를 꼽았다.

한편 신문은 인원 추가배치와 함께 한결 다양해진 국경수비대의 수사방법으로 밀입국을 시도하는 한인 여성들의 적발 건수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향후 2년간 8000명의 추가 대원들이 미국-캐나다 미국-멕시코 국경에 배치될 예정인 가운데 국경수비대는 셰리프국 등 주.카운티.시 수사기관은 물론 산림국 캐나다 국경수비대 심지어 주민 방범조직들과도 연계해 밀입국자들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캐나다-몬태나주 국경 인근 플랫헤드 카운티 셰리프국의 마이크 미핸 요원은 "국가간 조직간의 상호 공조수사는 물론 심지어 국경 인근 도시 주민들까지 밀입국자 적발에 나서고 있다"면서 "최근에는 밀입국자들을 추적하는 경찰견까지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미주중앙일보 서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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