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분 살려 기술 외교 확대에 앞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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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과학 기술 정책은 장기적인 것이기 때문에 정부 최고 책임자의 뜻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미국에서 대통령 과학 고문이 큰 역할을 하듯 재임 기간 동안 대통령의 과학 보좌역이라는 차원에서 순리대로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정근모 신임 과학기술처장관은 『전임 이상희 장관이 내놓은 좋은 아이디어의 큰 흐름을 살려 나가면서 이를 계속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히고 다만 자원의 한계성이 있기 때문에 언제쯤 어떻게 열매를 맺게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학계나 행정가 또는 관련 부처와 협의해 우선 순위를 다소 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스로를 「외유 내유형」이라고 말하는 정 장관은 차분한 성격에 조용히 일을 처리하는 타입으로 기초 과학 육성에 대한 애정은 남다르다.
한국 과학 재단 이사장으로 있으면서 우수 연구 센터의 지정·육성 등 지난해부터 기초 과학 활성화를 위한 분위기 조성에 많은 일을 해온 정 장관은 『대학 연구는 고급 두뇌 양성과 산업 기술 능력을 높이는 첩경이자 파이프라인』이라면서 문교부 등과 함께 대학의 연구 환경 개선에 전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과학 재단의 역할과 위상도 높아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또 선진 대열에 서기 위해서는 두뇌 인력과 과학 기술이 벽을 깨는 가장 효과적이고 강력한 수단이라고 말하고 국제원자력기구 (IAEA) 의장 등 국제적인 친분 관계를 총동원해 기술 외교를 확대해 나가는데도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원자력 기술사인 그는 『원자력 발전소 안전성 기본 원칙』, 『대체 핵융합 개념』, 『해상 원자력 발전소』 등 6권의 저서와 70여 편의 논문을 낸바 있는 핵 물리학자 이자 에너지 문제 전문가다.
『세계적인 에너지 위기가 예견되고 있으며 우리도 90년대 중반께에는 전력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말하고『현실적으로 가능한 대체 에너지는 원자력뿐이라는 긍정적인 여론이 점차 높아가고 있는 만큼 이의 이용 개발과 함께 엄격한 안전 조치를 보장하는데도 게을리 하지 않겠다』고 정 장관은 다짐했다.
특별한 운동을 하지 않고도 지금까지 건강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기도의 덕분이라고 할 정도로 독실한 기독교 신자 (종로 성결 교회 장로)인 정 장관은 10년 전 외아들에게 콩팥을 떼어 이식 수술케 했다. <신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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