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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단 「서울」·「상설무대」 "한솥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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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재정난등 어려움 속에서 의욕만으로 버텨오던 민간오페라단들이 자구책으로 합단을 시도하고 나섰다.
비교적 든든한 후원제도를 갖고 있는 서울오페라단(단장 김봉임)과 평소 기획력과 작품성을 널리 인정받아온 오페라상설무대(단장 김일규)가 서울오페라단 이름아래 최근 한살림을차리기로 했다.
김봉임교수(경희대 음대학장)가 단장, 김일규씨가 부단장겸 예술총감독을 각각 맡았다.
합단기념 첫공연작품은 비제의 『카르멘』(5월12∼15일). 또 올해 하반기중 로시니의 오페라『모세』를 한국 초연하고 93년 예술의전당 축제극장 개관기념공연을 위해 『심청전』을소재로 한 창작오페라 『심청의 꿈』도 준비한다.
특히 『심청의 꿈』은 프랑스혁명 2백주년 기념축제의 음악감독이었던 아프네 코플로에게작곡을 의뢰키로 했으며 음대졸업생들이 본격 공연무대에 서기전 철저한 훈련과 경험을 쌓을수 있는 교육프로그램도 만드는 등 의욕적인 새출발을 다짐하고 있다.
지난 48년 베르디의 『춘희』공연과 함께 시작된 한국의 오페라운동은 성악가들을 중심으로 어렵사리 명맥을 이어왔으나 창단공연이 곧 마지막 공연이 되는가 하면 오페라단 단장들이 빚더미에 올라앉기 일쑤였다.
또 질적인 면에서도 상당부분이 「학예회 수준」으로까지 혹평받아왔다. 때문에 현재 10개에 가까운 민간오페라단들이 제각각 어설픈 공연으로 관객들을 실망시키기보다는 의상·무대·소도구등의 공동활용과 협조를 통해 제작비도 줄이고 작품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 소리가 높았다.
지난75년 서울오페라단 창단이래 『토스카』『대춘향전』『돈카를로』『원술탕』등 14작품을 24회에 걸쳐 공연해온 김단장도 『세계적 교향악단·오페라단·발레단의 잇단 내한공연으로 공연예술에 대한 안목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우리 관객들의 욕구를 충족시킬수 있는방법은 현실여건을 최대로 활용, 좋은 작품을 만드는 길뿐』이라고 말하고 있다.
한편 민간오페라 단원들은 산적한 문제점들의 공동해결을 위해 지난해 민간오페라단 협의회를 구성했으며 최근 국제오페라단(단장 김진수)과 현대오페라단(단장 김진원)도 긴밀한 협조속에 공연을 치르는등 우리 오페라계의 자구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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