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회화>토플·토익…대기업 채용기준 변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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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영어점수보다는 영어회화 능력'. 삼성 등 주요 대기업들이 최근 사람을 뽑을 때 영어회화 수준을 중시하고 있다. 외국인과의 상담 등 비즈니스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영어 능력을 판가름하려고 영어 면접, 영어 프레젠테이션 등을 입사전형 과정에 많이 넣었다. 이에 따라 구직자들이 준비하는 토익이나 토플 점수는 지원자를 거르는 잣대로만 반영되는 추세다.

삼성그룹은 올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채용부터 영어면접을 강화한다. '최소한의 영어 의사소통 능력이 결여된 사람'은 다른 평가 항목의 성적이 아무리 좋아도 탈락시키기로 했다. 직군별로 영어점수 커트라인(토익 620~860점)을 정해놨지만 토익 점수가 높다고 가산점도 주지 않는다.

LG전자는 토익점수(이공계 600점, 인문계 700점)의 지원 자격을 낮췄지만 영어 면접은 더 강화했다. 침소봉대(針小棒大) 등 한자성어를 영어로 표현하라는 등 영어 구사의 순발력을 따진다. LG전자 관계자는 "해외사업 비중이 높아져 해외 영업 현장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인재를 뽑기 위한 수순"이라고 설명했다.

계열사별로 사람을 뽑는 SK그룹은 최근 각 계열사에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 영어 구사 능력을 따지라는 지침을 내려보냈다.

SK네트웍스는 올 하계 인턴사원 모집부터 영어 면접을 도입했고 SK텔레콤은 이미 영어 면접과 영어 프레젠테이션을 전형 과정에 포함시켰다. STX는 원어민과의 심층 면접을 거치도록 한다.

한편 어학 성적의 반영 비중을 낮추는 기업도 꽤 있다. GS리테일은 2004년 하반기부터 신입사원 모집에서 어학성적 제한을 없앴다. 어학 능력이 신입사원 역량과 큰 상관관계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임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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