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형 부부 아기는 B형?' 혈액형 판독 실수로 설움받은 산모

중앙일보

입력

부부의 혈액형과 출산한 아기의 혈액형이 맞지 않아 남편이 부인을 의심하는 해프닝이 벌어진 일이 있었다.

최근 원주에 거주하는 혈액형 O형인 남편 조모씨(30)와 같은 O형의 아내 김모씨(31)는 슬하에 B형(?)의 신생아를 출산하면서 사건은 시작했다.

아기의 엉뚱한 혈액형때문에 가족들은 놀랐으며 남편과 시댁에서는 의심의 눈초리로 아내를 대했고 산 후 몸조리를 해야 할 아내는 설움과 고통의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일이 생기자 이런 오해를 풀기위해 부부는 아기를 출산한 원주의 갑 산부인과에서 가서 "아이가 혹시 뒤 바꿔 진 것이 않이냐"며 따졌고 이에 대해 갑 산부인과측의 확인과정 중에 아내와 남편의 혈액형을 판독을 했고 '조씨가 O형이 아니고 B형인 것'을 새로 알게 됐다.

남편 조씨는 초등학교시절 판별했던 혈액형이 O형인 것이 엉터리라는 것을 모르고 그동안 한번도 헌혈이나 혈액형 재 판독을 하지 않았다.

설상가상. 조씨는 혹시 하는 마음으로 아기의 혈액형 확인을 위해 집에서 가까운 보건소에 찾아가 아기의 혈액형을 재 판독했다. 그런데 더욱 놀랄 일은 아기가 O형 혈액형이라는 것이다.

조씨는 너무 이해할 수 없어 몇 군데 타 병원에서 아기의 혈액형을 재 판독했다. 그 결과 아기는 B형인 것으로 확인했다.

조씨는 O형으로 판독한 보건소에 가서 항의하자 보건소 J씨는 실수를 인정하며 "미역값을 조금 주겠으니 조용히 끝내자"고 요청해 조씨는 이를 받아 들여 합의로 사건이 마무리됐다.

이 사건에 대해 보건소 J씨는 "담당 임상병리사가 부재중에 경험이 부족한 보조 임상병리사인 본인이 채혈, 응고상태를 판독하던 중 조씨에게 무슨 혈액형이냐고 처음에 묻었을때 조씨가 O형이라 밝혀 선입관이 생겨 아차 실수를 했다"고 밝혔다.

또 잘못된 판단의 원인에서 의뢰자 조씨가 부부싸움으로 흥분해서 급하게 재촉한 점과 동료직원이 출장으로 혼자 많은 검사의뢰자를 처리해야 하는 환경이 정확한 판독을 방해하는 요인이었다고 J씨는 핑계를 댔다.

이 사건을 경험한 남편 조씨는 "보건소에 허술한 혈액형 판독시스템이 본인과 자신 아기의 혈액형을 잘못 인식하게 됐으며 이로 인해 평온했던 가정이 불신과 혼란에 놓이는 끔직한 일을 당하게 됐다"소감을 말하고 "그동안 아내를 의심한 나는 처가와 아내에게 얼굴을 들지 못하는 죄인이 되고 말았다"토로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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