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100억' 의혹 속 이회창 20일 귀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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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가 20일 귀국한다. 시점이 미묘하다. 노무현 대통령의 재신임 발언으로 정국이 혼란스럽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그의 정계 복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더구나 SK 비자금이 李전총재의 비선 조직에 유입됐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그의 귀국 목적은 차남 수연씨의 결혼식(25일)과 선친의 1주기(30일) 추모식 참석을 위해서다. 李전총재 측은 세인의 관심을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 SK에서 1백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한나라당 최돈웅 의원이 귀국일인 20일 검찰에 소환될 예정이어서 난감한 눈치다.

한 측근은 이와 관련, "대선 당시 李총재는 자금 모금에서부터 사용까지 일절 관여하지 않고 당에 일임했다"며 "일부러 돈에 거리를 둔 만큼 알고 있는 것도 없다"고 주장했다.

'비선 조직 유입설'에 대해서는 "부국팀(의원 후원회 사무실이 부국증권 건물에 있었음)을 말하는 것 같은데 이 팀은 이미 대선 때 당으로 흡수돼 당 조직이 됐다"며 "한참 잘못된 얘기"라고 반박했다.

그는 '최돈웅 의원의 처리 문제를 놓고 李전총재 측과 최병렬 대표 측 간의 갈등이 있다'는 설에 대해 "李전총재는 한나라당이 잘 되기를 바라고 있고 崔대표 역시 이번 사건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며 잘 대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李전총재 측은 SK 사건 논란에 휘말리면 이미지가 훼손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李전총재의 귀국 일정이 예정보다 짧아질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른 관계자는 "아무리 시점이 좋지 않더라도 아들 결혼식과 선친 1주기에는 참석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다만 행사가 끝나는 즉시 미국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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