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땅굴」 수색중 지뢰 폭발/북한측 매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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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인명피해 없어… 군견만 폭사/양구 DMZ서 발견/지하 1백45m 높이­너비 2m/휴전선 남쪽 1㎞까지 침범/갱내 물 차 오늘부터 본격 수색
4일 낮 12시5분쯤 국군수색대가 3일 발견한 북한의 제4땅굴에 대한 수색작전을 벌이던중 북한측이 매설해놓은 지뢰가 폭발,탐지군견 한마리가 폭사했으나 인명피해는 없었다.
국방부는 이날 군수색대가 땅굴 수색및 방어벽 구축을 위해 군견 한마리와 함께 정밀수색작전을 수행하던중 땅굴 물속에 설치돼 있던 목함지뢰 한개가 폭발,군견이 즉사했고 부비트랩 10개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관계기사3,16면〉
이날 수색작전에는 수색대 장병과 지뢰및 부비트랩 탐지를 위해 고도로 훈련된 군견 한마리 등이 투입됐었는데 장병들은 군견 뒤 20∼30m 지점에서 수색중이어서 인명피해는 나지 않았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 지뢰는 국군의 땅굴발견과 수색작전을 사전에 눈치챈 북한이 수색을 방해하기 위해 매설한 것으로 보인다』며 『3일의 땅굴 관통작업 당시에는 북한측으로부터 아무런 대응 징후가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국방부에 따르면 3일 일단 북쪽으로 20여m쯤 진출,수색을 벌였으나 갱내에 무릎정도까지 물이 차있어 수색을 중단하고 복귀한 후 이날 다시 수색팀을 투입,세시간 만에 군사분계선 바로 밑 지점까지 접근해 방어벽을 구축할 예정이었다.
이날 터진 목함지뢰는 국군에는 없고 북한군만이 사용하는 특수지뢰로 나무상자속에 TNT를 넣어 지뢰탐지기에도 포착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가 나자 수색팀은 일단 철수,경계를 강화하고 북한측의 도발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군의 한 관계자는 『물이 40㎝쯤 고여있는 것으로 보아 북한측이 수색을 방해하거나 지연시킬 목적으로 물을 채워놓고 물속에 폭발물을 설치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75년 3월 발견된 제2땅굴에도 흙벽을 쌓고 물을 채워넣어 수색을 방해한 적이 있다.
이에따라 국군수색대는 5일부터 콤프레서등을 동원,갱내의 물을 완전히 빼낸 뒤 수색작업을 계속하기로 했다.
국방부는 북한이 군사분계선 남쪽 땅굴 속에 폭발물을 매설한 것은 중대한 도발행위라고 규정,곧 군사정전위 소집을 요구,북한측에 땅굴을 판 행위와 함께 엄중 항의할 방침이다.
이에앞서 국방부와 UN사는 3일 오후 1시28분쯤 강원도 양구 동북방 26km지점 동부전선 비무장지대에서 국내외 보도진 40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지난해 12월 하순부터 시작한 제4땅굴 탐색작업을 마무리 짓고 이 땅굴이 북한의 남침용 땅굴임을 확인했다.
이 땅굴은 74년 11월15일 중부전선 고랑포 동북방 8㎞지점에서 제1땅굴이 발견된 이래 75년 3월11일 철원의 제2땅굴,78년 10월17일 판문점의 제3땅굴에 이어 네번째 발견된 것으로 동부전선에서 땅굴이 발견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국방부 발표에 따르면 제4땅굴은 군사분계선 남쪽으로 1천31m지점에서 발견됐으며 총길이 2.03㎞,높이 2m,너비 2m의 규모로 지하 1백45m의 화강암을 뚫고 만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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