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은기의 휴먼골프 <21> 국민건강 전도사 권오중 박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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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필드는 삶을 건강하고 부드럽게 해줍니다." 표정도 부드럽고, 하는 일도 부드럽고, 골프 샷도 부드럽게 하는 사람이 있다. 매주 일요일 저녁 KBS-2TV 건강교양 프로그램인 '비타민'에서 건강정보를 제공해 주는 내과 전문의 권오중 박사와 블루헤런 골프장에서 라운드를 했다.

그는 유방암 분야가 전공이다. 서울대 의대 교수를 거쳐 4년 전 유방암 전문 병원을 개업했고, 지금은 유방 성형까지 하고 있다. 우리나라 여성암 중 1위가 유방암이다. 유방암은 임신과 수유기간에는 걸리지 않는데 요즘은 아이를 적게 갖기 때문에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는 것이다.

"옛날처럼 계속 임신해 있으면 유방암에 안 걸리겠죠. 그러나 이제는 불가능한 일이죠. 그래서 조기발견이 중요합니다. 다행히 조기발견만 하면 치료는 비교적 쉬운 편이죠."

그는 부부동반 골프 예찬론자다. 부부가 함께 라운드하면 부부 사이도 좋아지고 골프가 더 즐겁다는 것이다. 혹시 아내에게 원 포인트 레슨을 해주느냐고 물어봤더니 아무리 금실이 좋은 부부라도 레슨은 안 하는 게 좋다고 대답한다.

골프를 시작한 지는 18년이 됐고 72타를 몇 번 해봤다는 권 박사는 스윙 자세가 정석에 가까웠다. 드라이브샷 비거리가 230~240야드쯤 되고 방향성도 좋았다. 특히 퍼팅이 정교해 아무리 거리가 멀어도 투 퍼트 이내로 깔끔하게 마무리해냈다. 이날 스코어는 80타.

"골프장을 생각하면 거대한 정원이 떠오릅니다. 계절 따라 꽃들이 피고 새가 날아다니는 수만 평짜리 정원을 마음껏 걸어다닐 수 있으니 얼마나 행복합니까!"

특히 우리나라처럼 밀집형 아파트 주거문화에서는 집안에 정원을 가꾸는 것이 힘들기 때문에 골프장의 효용성이 더 높다고 주장한다.

"아내에게도 집안 가꾸는 데 투자하지 말고 가급적 필드에 자주 나가자고 말합니다. 필드는 신체 건강에도 도움이 되지만 아름다운 자연풍광을 보면서 정신 건강을 유지시켜주는 장점이 있죠."

권 박사는 골프도 주로 아내와 하고, 고객도 여성들이고, 방송도 여성MC(정은아)와 하고 있으니 그야말로 늘 여성과 함께하는 인생이다.

"여성이 건강하고 아름다워야 사회도 건강하고 아름다워집니다. 남성들도 행복하려면 여성을 늘 존중해 줘야 합니다."

그는 이날 골프장을 보면서 '건강하고 아름다운 골프장'이라고 했다. 잔디 관리가 잘 돼 있고 곳곳에 야생화가 만발해 있는 데다 최근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으로 코스 조형미가 좋아진 것을 지적한 것이다.

"사람이나 골프장이나 마찬가지죠. 잘 가꾸고 필요할 때 과감히 성형수술을 하면 더 아름다워집니다."

오늘의 원포인트 레슨=필드는 도시인의 정원이다.

윤은기 서울과학종합대학원 부총장.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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