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관절염, 컴퓨터·비만·다이어트가 주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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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절염은 더 이상 노인성 질환이 아니다.

자생한방병원이 2004년부터 지난달까지 3년간 관절염을 치료받으러 온 환자 4634명을 분석했다. 그랬더니 20, 30대가 점점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4년 8.7%, 2005년 10.3%, 올들어 지난달까지는 14.3%였다.

이 병원 관절센터 장형석 원장은 “잘못된 생활습관, 운동 열풍으로 인한 외상성 관절염 증가 등이 젊은층의 관절염을 부추기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컴퓨터 앞에 앉아 같은 자세로 특정 관절만 반복 사용하는 직장인, 운전을 오래 하는 사람, 수험생이 특히 문제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잘못된 동작을 취하면 무릎이나 어깨, 손목 관절에 이상이 생긴다. 주변 근육이나 인대도 쉽게 피로해져 관절염에 걸려들 수 밖에 없다. 심한 운동도 관절염을 일으킨다.

부적절한 식생활과 다이어트는 관절에 해롭다. 인스턴트식과 기름진 음식으로 비만이 되면 정상체중 남녀보다 퇴행성 관절염에 걸릴 위험이 배 이상 높아진다. 커피나 콜라 등 카페인이 든 음료도 칼슘 흡수를 방해, 관절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 비만으로 이미 부담을 느낀 관절을 보호하지 않은 채 다이어트에 돌입하면 관절의 영양상태는 악화되게 마련이다. 약해진 관절이 더 쉽게 상한다는 것은 상식이다.

연골과 근육, 인대를 함께 치료해야 관절염 탓 통증을 없앨 수 있다. 장원장은 “약물과 침 요법을 병행한다. 관절 재생 효과가 있는 한약을 복용, 더 이상의 연골 손상과 관절 변형을 막는 것이 첫 단계다. 이어 봉침 요법으로 기혈 순환을 원활히 한다. 침 자극으로 관절 주변 혈류량을 증가시키면 관절에 영양이 잘 공급되고 면역력도 커진다. 여기에 적당한 운동으로 관절 부위 혈액 순환을 돕고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면 관절염은 자연 치유될 수 있다”고 밝혔다.

물론 예방이 우선이다. 관절이 뒤틀리지 않도록 다리나 몸을 꼬지 말아야 한다. 오래 서서 일하는 판매직이라면 한쪽 발로만 체중이 실리지 않게끔 틈틈히 자세를 바꿔야 이롭다. 컴퓨터 모니터를 볼 때 목을 앞으로 빼거나 어깨를 움츠리지 않도록 주의한다. 등이 머리와 직각이 된 자세로 의자에 앉아야 한다. 무릎은 엉덩이보다 약간 높아야 좋다. 독서나 뜨개질 등 같은 자세로 같은 일을 계속할 경우 20~30분마다 한 번씩 어깨를 펴거나 일어나 서성대면 긴장된 근육이 풀린다.

자전거 타기, 걷기, 수영이 관절을 튼튼히 한다. 등산은 무릎 관절에 큰 부담이다. 약한 허리에 윗몸 일으키기는 독이다. 쪼그려 앉았다 일어서는 동작 역시 무릎 관절이 아픈 남녀에게는 치명적이다. 목을 돌리는 것 또한 목 관절이 안 좋은 사람에게 긴장을 유발할 수 있다.

칼로리는 낮으면서 영양이 풍부한 잡곡밥, 야채, 생선은 관절에 영양을 준다.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부기를 해소, 관절염을 차단한다. 젊어서부터 콩이나 두부, 된장, 시금치 등 식물성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과 우유와 멸치 등 고칼슘 음식을 꾸준히 먹으면 노화에 따른 관절염의 고통을 덜 수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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