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보장된 회사채 새로 각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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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채권투자에 눈을 돌려라.』 지난해 4월이후 주식시장이 장기침체에 빠져 투자자들이 주식에 별로 재미를 못 느끼게 되자 대체투자수단으로 채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가고 수요 또한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채권가격이 폭등하면서 연초부터 한달이상 14·6%와 15·4%선을 유지하던 통화안정증권과 회사채의 유통수익률이 최근 각각 13·9%, 14·9%선까지 내려가는 등 채권 강세가 계속되고 있다.
더구나 지난13일 한은이 지금까지 최저 1천만원이었던 통안증권의 단위를 1백만원으로 낮춰 일반에게도 판매하기 시작함으로써 본격적인 채권 붐이 조성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일반인들에게 채권은 생소한 것이 사실이다. 아파트분양신청을 할때나 자동차를 살 때 울며겨자먹기로 뗘안았다가 곧바로 손해를 보고 팔아버리는 게 채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사실 채권은 잘만 운용하면 주식보다 오히려 확실한 재산증식수단이 될 수 있다.
채권은 미리 확정돼 있는 표면 금리만큼의 수익률이 확실하게 보장되는데다 돈이 필요할 때 제값을 받고 바로 팔수 있고 더구나 수익률 변동에 따라 표면금리 이상을 남길 수 있으면 언제라도 비싼 값에 팔 수 있는 매력적인 투자대상이다.
사실 작년을 제외한 지난 3년간 주가가 엄청나게 뛸 때는 채권이 별 관심을 끌지 못한게 당연하다.
그러나 지금처럼 주식투자가 오히려 손해까지 볼 수 있는 상황에서는 채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채권은 설사 값이 떨어진다 하더라도 만기일까지 갖고 있으면 최소한 표면금리는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투자자들이 채권에 투자하려면 우선 현재 증권사에 주식매매위탁구좌가 개설돼 있는 사람은 그대로 사용할 수 있고 없는 사람은 새로 구좌를 개설해야 한다.
그런 다음 증권사 채권부나 영업부에 매입할 수 있는 채권의 종류와 수익률을 물어 봐야 한다.
그런데 채권의 수익률과 가격은 반비례하므로 수익률이 올라가면 가격은 낮아지고 수익률이 떨어지면 가격은 올라가게 된다.
수익률이 올라갈 때, 즉 채권가격이 떨어질 때 샀다가 만기이전에라도 수익률이 떨어져 가격이 올라갈 때 팔면 주식과 같은 시세차익을 올릴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현재 수익률이 점차 떨어지고 있는 것은 채권에 대한 수요가 올리면서 채권발행규모보다 수요가 초과돼 채권가격이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난해 4, 5월께 수익률이 한창 높았을 때 채권을 많이 사둔 증권사들은 요즘 주식 투자에서 손해 본 부분을 채권매매로 벌충하고 있을 뿐 아니라 수익률이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매물을 많이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채권은 만기 때까지 남아있는 기간에 따라 시세차익에 차이를 보인다. 시장수익률이 요즘같이 하락될 것으로 예상될 때는 단기채권보다 장기채권에 투자하는 게 유리하다.
채권수익률은 시중 자금사정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자금사정이 악화되면 채권을 갖고있는 증권·투신사들이 채권을 내다 팔아 가격이 떨어지게 되고(수익률상승) 자금사정이 좋
으면 가격이 올라가는 게 일반적이다.
직접투자에 자신을 갖지 못하는 투자자들이 이용하는 게 바로 증권사의 통화채권펀드 (BMF), 단자사의 어음관리구좌(CMA) , 투신사의 채권형 수익증권등 간접투자방식이다.
이들 채권형 상품수요도 올들어서만 투신사 (지방포함) 수탁고가 1조4천억원, CMA 7천억원가량 늘어났다.
따라서 채권수요가 늘어난 투신사들이 이달들어 발행한 채권의 80∼90%를 인수하는 바람에 유통시장에 나온 물량은 매우 적은 형편이다.
앞으로 국내증권시장에서도 채권시장이 본 궤도에 오르려면 채권발행규모가 커져야 할 뿐아니라 개인투자자의 비중을 늘리는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지난해 9월말 현재 국내 채권시장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불과 6·1%로 일본의21%, 미국의 18· 5%수준에 훨씬 뒤처진다.
증시관계자들은 채권투자수요를 늘리기 위해서는 ▲일반사채발행확대 ▲장기채공급확대 ▲채권관련 신상품개발등에 힘써야 할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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