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 당직배분 진통 내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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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한지붕 세 가족」 아랫목 다툼/자리 늘렸지만 3파 실리 얽혀 접전/구민정 의석비 관철… 박철언계 약진
민자당이 당 3역에 이은 사무부총장ㆍ원내부총무ㆍ정책조정실장 등 중간당직인선을 둘러싸고 진통을 거듭중이다.
이는 인선 자체보다는 3개 계파간의 세확보를 둘러싼 팽팽한 대립 때문이다.
민자당은 민정ㆍ민주ㆍ공화 3계파 안배원칙에 따라 당헌ㆍ당규 일체를 위인설관식으로 마련했지만 실리와 명분이 뒤얽혀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민자당 각계파대표는 18일 밤 마지막 회의에서 우선 시급한 부총무단을 민정 5ㆍ민주 2ㆍ공화 2로 구성키로 일단 합의했으나 나머지 당직이 확정되고 인선이 완료되면 계파간,계파내 소계보간 불만이 표출될 것이 확실해 한차례 소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통합추진위 간사인 민정계 박준병ㆍ박철언,민주계 김동영ㆍ황병태,공화계 김용환ㆍ최각규의원은 당규안이 확정된 17일 오후부터 구수회의를 거듭했으나 특히 민정ㆍ민주계의 다툼이 치열해 난산.
각계파대표는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할 때마다 보스에게 상황을 보고,재지시를 받고 오느라 시간이 더욱 소요.
협상과정에서 공화측이 민정계의 「편」을 드는 바람에 국회대표연설 준비팀을 지휘키 위해 S호텔에 방을 얻어놓고 있던 김영삼최고위원이 여러번 불편한 심기를 표시했다는 후문.
당초엔 3계파간 균분원칙이 정해졌으나 중간당직에서는 민정계측이 의석비를 고집해 일단 페이스를 장악,3계파의 당직배분기본원칙은 민정 5,민주 3,공화 2의 비율로 민정계의 절반선을 인정하고 한계파가 3역중 하나를 맡을 경우 수석자리는 타계파에 할애한다는 것.
당규안이 사무부총장ㆍ정책조정실장을 각각 4명으로 한 것도 최소한 민정측에 절반선을 보장키 위한 것인데 실제 적용에 있어서는 차이가 많아 삐걱거리게 됐다는 분석.
더군다나 민정계의 협상대표인 박준병총장도 박철언장관과 가까운 입장이어서 민정중에서도 박철언계가 중간당직을 휩쓸 기세를 보이자 다른쪽에서 불만.
○…9명의 원내부총무 배정에서 민주계는 4대3대2로 할 것을 요구했으나 민정계가 민자당소속의원의 과반수를 넘는 민정계에 대한 배려를 주장하면서 최소한 절반인 5명의 할애를 강력히 요구.
민주계측은 최소한 3명선의 자파배정을 고집했는데 민정ㆍ민주계의 주장이 관철되면 공화계는 1명뿐으로 공화측이 크게 반발.
결국 김동영총무를 전체수에 포함시켜 5ㆍ3ㆍ2로 배분하자는 민정ㆍ공화계의 설득에 민주계가 후퇴.
○…3계파의 협상과정에서 부총무단 배정과 함께 혼선을 빚은 것은 기획조정실장과 사무제1부총장.
4명의 부총장중 2명을 민정계가 맡는다는 것은 쉽게 합의됐지만 이들중 여성문제를 담당하는 제4부총장 이외의 어느 하나를 맡느냐는 것이 시빗거리가 됐다.
조직1,2,3국과 청년국을 관장하는 제1부총장은 핵심요직일 수밖에 없는데 민정계는 민자당조직이 사실상 여권조직인 만큼 경험있는 민정계가 제1부총장자리를 당연히 맡아야한다고 주장.
이에대해 민주계는 사무총장을 민정계가 차지한 만큼 수석격인 제1부총장은 제2계파인 민주 몫이어야 한다는 것.
특히 민정계가 정보ㆍ기획ㆍ자금을 관리할 기획조정실장과 경리실장을 요구하고 있는데 기조실장엔 월계수회의 핵심 강재섭의원을 확정해 놓았고 제1부총장도 최근 박장관쪽으로 기운 장경우의원을 내정해 놓고 있다.
○…4명으로 된 정책조정실장 자리배분도 머리수 배분은 2ㆍ1ㆍ1로 쉽게 합의. 그러나 민정ㆍ민주계가 법사ㆍ외무ㆍ통일ㆍ행정ㆍ내무ㆍ국방ㆍ문교ㆍ문공을 관장하는 제1조정실장과 재무ㆍ경제ㆍ상공ㆍ농림수산ㆍ예결을 관장하는 제2조정실장을 놓고 각축.
민정계가 어느 실장 두자리를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민정계 인선이 달라지는데 제1조정실장에 김중위의원을,제2조정실장에 서상목의원을 내정하고 있어 이해가 대립.
○…전체적인 당직배분현황을 볼때 민정계가 자파의 의지를 상당히 반영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민정계는 4배수로 된 당직중 두자리씩을 확보했을뿐 아니라 모든 자리의 요직을 차지했는데 사무처의 경우 자금ㆍ정보는 확실히 챙긴다는 것이고 조직을 관장하는 제1부총장을 민주계에 할애하더라도 조직핵심국장은 필해 민정계가 확보한다는 전략등을 세워놓고 있다.
민정계 내부적으로는 계파내 실세인 박철언정무장관측의 세가 크게 진출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기획조정실장 강재섭의원이나 제1부총장 장경우의원외에 원내부총무도 두명정도 확보하리라는 예상.〈김현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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