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작은갤러리

꽃과 버려진 종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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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설원기 전(7~20일 서울 송현동 이화익갤러리.02-730-7818)

화가와 그의 그림은 마치 거울과 거기에 비친 영상과 같다. 화가는 자기 존재의 영상을 화가 자신이라는 필터를 통해 비추어 보여주고자 시도한다. 이 작업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위선적으로 왜곡하지 않은 그림을 비추어 보이기 위해서는, 또 더욱 진실하고 솔직한 이미지를 투사하기 위해서는, 화가는 자신을 통해 발산되는 모든 것과 공감하여 그것들을 비추어 보여야 한다. 결국 나는 단지 한 사람의 화가일 뿐이다. 이제 화실로 돌아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