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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이익집단 대표주자들 "한판 승부" |영남 지방의원후보 누가 뛰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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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종합 17면

비교적 활발한 양상을 보일것으로 예상됐던 영남지방의 지방의회선거전 준비상황은 3당통합이 발표된후 가라 앉았으나 각 이익집단대표끼리의 싸움이나 인물을 중심한 대결조짐은 곳곳에서 여전히 벌어지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정강정책에 의한 대결이 앞으로는 없어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정중동의 움직임을 보이는 영남지방의 지방의회를 노리는 사람들을 살펴본다.

<부산>
시의원 출마를 서두르고 있는 후보예상자들이 4백30여명을 넘고 있어 평균 13대1의 높은경쟁률을 보일 것 같다.
이같이 후보예상자들이 난립하고 있는 것은 정당인은 물론 각 사회단체와 이익단체마다 시의회에 진출해 자신들의 목소리를 대변키위해 후보들을 대거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시가 조사한 후보예상자들은 오래전부터 준비해온 40대의 정치지망생들과 정당인·중소기업인·통대의원출신·각 사회단체장 및 임원·여성단체임원·의사·약사·한의사등으로 분류되고 있으며 특히 조사된 후보예상자들중 여성이 1백20여명이나 되고있어 큰 관심을 끌고있다.
한편 7백20개 단위조합 25만여명의 조합원으로 구성된 한국노총 부산시협의회(의장 정학균)에서도 일찌감치 정치활동을 선언하고 지난달 16일부터 12개 구청별로 정치위원회를 결성하고 시의원 후보를 내세워 조직적인 활동을 펴고 있어 다가오는 시의원선거에 큰 변수로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시의원 꿈에 부푼 출마예상자들은 지난 연말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 자신의 이름과 얼굴을 주민들에 알리기 위해 갖가지 방법으로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25명의 후보예상자들이 난립, 가장 높은 경갱률이 예상되고 있는 북구의 경우 각 출마예상자들이 사상공단의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집중 공략하고 있기 때문에 공단주변의 주점·음식점들이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시의원출마를 준비중인 부산시약사회장 황진영씨(49)는 부산진구의 2백여 개업약사들을 기반으로해 관내를 돌면서 이름 알리기에 바삐 뛰고있고 서구의 백길영씨(48·성도건설전무) 는 자금력을 과시하면서 지난설날 관내 불우시설·복지시설등을 찾아다니면서 설탕등 푸짐한 선물을 전달하고 출마할경우 적극적인 지지를 부탁했다.
사하구에서 출마키로한 태화여객 노조분회장 유기수씨(49)는 한국노총부산시협의회의 정치참여선언결정에 따라 지난1월16일 결성된 사하구정치위원회 의장으로 선출된후 많은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조직적인 활동을 펴고 있다.
이밖에 조만두(50·한성주택대표) 황기숙(56·민족통일북구협의회 부회장) 이은수(47·정형외과원장) 조전남(47·남양주택대표)씨등이 시의원 출마의사를 강력히 비치고 있으며 서춘우(53·효성산업대표) 신석봉(55·수협정치망조합장) 박홍목(51·의보조합대표)씨등도 시의회 진출을 위해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대구>
자천 타천으로 얼굴을 내밀고 나름대로 지방의회 출마가 예상되는 사람은 줄잡아 3백여명.
이들중 두드러지게 거명되는 사람들은 이익집단을 대표하거나 정치적 야망을 펴 보려는 인사들이 대부분이다.
통대의원이나 평통자문위원 출신자·정당인·기업인·지역유지외에 공공법인체나 각종사회단체·직능단체등에서 자천 타천형식으로 거명되고 있는 이들은 시의회의원 지망생의 경우 3∼4대1, 구의회의원은 4∼5대1정도의 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다 벌써부터 『시의회 5억원, 구의회 3억원이상 선거자금을 뿌려야 당선권에 들지않겠느냐』는 예상과 함께 『시의회 10억원, 구의회 5억원이상 뿌리려는 사람도 있다』는 여론도 무성하다.
현재 시중에 거명되고 있는사람들은 거의 친여계 인사들이며 야권에서는 특히 민주당측이 한때 소강파를 중심으로 후보자를 선정할 움직임까지 보이다 최근 3당합당의 후유증으로 주춤한 상태.
대구지역에서 관심이 쏠리고 있는 선거구는 5공청산을 위해 국회의원직을 사퇴한 정호용씨의 지역구인 서갑구.
정씨가 3당합당이후 무소속으로 보궐선거에 다시 나설 뜻을 굳히고 강성야권인 양순석(36·민주당시지부 부대변인)·노만균(57·재야정치인)·최영(27·민중의 당)·김현근(31·진보정치연합대구지부장)씨등이 지방의회 진출의 야망을 불태우고 있다.
또 정씨의 선거사무장 조용목씨(55·민정당대구서갑구사무국장)의 출마도 예상돼 국회의원 보궐선거와 지방의회선거가 정씨에 대한 지역구민의 간접평가로 예상되기 때문에 매우 치열한 양상이 예상되고 있다.
한편 김홍식(61·금복주회장·전대구상의회장) 윤건호(57·전대구의사회회장·노대통령과 경북고동기) 최동원(61·여·대구여성경영자협회장) 이충기(53·비산염색공단이사장) 박성형(63·대구상의회장)씨등 대구시내 저명인사들이 한결같이 거명되고 있으나 본인들은 뚜렷한 입장표명을 유보하고 있는 상태.

<경남>
최근 민정·민주·공화 3당통합이후 지방의회 진출을 꿈꾸는 정치지망생들은 신당출범향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평민당의 열세가 두드러진 경남지역은 이번 보수대연합 출범으로 의회지망생들의 신당입지가 의회진출의 관건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신당출범과 공천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와함께 신당의 경우 현역국회의원들이 조직책임을 맡을 가능성이 커지자 지역구출신 지구당사무실에는 벌써부터 지구당창립이나 출범에 관한 문의전화가 부쩍 늘고 있으며 지구당간부들과 접촉을 시도하는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다.
지난해8월 여야가 잠정합의한 지방의회 의원정수 산정기준에 따르면 경남도의 경우 도의원은 61명, 시·군의원은 4백21명.
마산의 경우 도의원 3명과 시의원 25명을 선출토록 돼있으나 현재 자천 타천으로 거명되는 출마예상자는 도의원 10여명과 시의원 30여명이 거명되고 있고 선거에 돌입할 경우 출마예상자는 이보다 늘 것으로 예상된다.
또 도의원 3명과 시의원 23명을 뽑는 창원에서도 도·시의원을 꿈꾸는 30여명이 활동중이며 진주도 40여명이 의회진출을 노리고 지지기반을 다지고 있어 도내 의원선거의 경쟁률은 평균 5대1이 훨씬 넘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와함께 민선지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현재 거명되는 민선 도지사는 본인의사와는 관계없이 최일홍지사의 출마설이 나돌고 있고 특히 거물급 현역의원 4∼5명과 밀양출신 전국회의원 박모씨(63), 함안출신 조모씨(50)등 10여명도 거론돼 관심을 끌고있다.
울산시의 경우 평통남구협의회의장·한국해양소년단경남동부연맹장·울산교향악단장등 여러개의 직함을 가진 김팔룡씨(53)가 통대의원선거 당시의 옛조직을 다시 가동하기 시작했고 같은 통대출신인 심봉구씨(54)가 심씨문중을 토대로 뛰고 있다.
이밖에도 김룡수(54·화성운수이사)·김내덕(52·새마을유아원장)·신준철(52·새마을문고지부장)·안일추(50·동울산적십자회원)·오무진(52·동진유화대표)·이영학(46·예식장대표)·이치규(60·토지구획정리조합장)씨등 30여명이 시의원을 향해 뛰고있다.
경남 지역의 경우 민정·민주·공화 3당통합으로 종전 각당지구당 당원들이 갈등을 빚을만한 상대성이 없어짐에 따라 이번 선거는 인물중심의 선거가 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명분다툼으로 특히 혈연·보수성이 강한 농어촌지역 의원선거가 혈연·학연등이 입지를 가늠해주는 계기로 작용될 경우 『어떻든 당선하고 보자』는 계산에서 금품매수등·타락선거가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은 실정.

<경북>
지방의회진출희망자들은 지연·학연·친목회를 중심으로 설날을 전후해 세배를 하고 길흉사에 일일이 찾아다니며 얼굴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3당통합과 지자제선거법 및 정당추천제등 지자제실시에 따른 정치적 변수가 오락가락하고 있어 재력과 덕망을 갖춘 지역인사들이 분명한 의사표명이나 드러낸 활동을 하지않고 있는 상태다.
도내에서 현재까지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는 출마예상자들은 도의회의원(69명)이 1백명에서 1백50여명으로 평균2대1의 경쟁이 예상되고 시·군의회의원은 4백52명에 1천내지 1천3백여명이 거론되고 있어 2∼3대1의 경쟁이 예상된다.
도의회진출자가 가장 많이 거론되는 지역은 경주시 8명, 영천시 6명, 달성군 5명이고 시·군의회진출자는 포항시와 영주시가 20∼30명으로 가장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구미시 지방의회진출희망자 10여명은 최근 출신 동에서 개최하는 행사와 동창회 및 주민들의 경조사에 빠짐없이 참석해 얼굴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안동시의 자천·타천 출마예상자 20여명은 학연·지연·혈연을 바탕으로 은밀히 지지기반을 넓히고 안동지역발전협의회에서 추진하고 있는 경북도청 이전운동과 지역개발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상주시의 김동오씨(45·전상주JC회장)는 도의회출마의사를 표명하고 상주중·고교동문과 JC회원등 사조직을 동원해 지지기반을 넓혀가고 있다.
특히 포정시와 안동군·의성군등지의 의회진출희망자들은 설날을 전후해 지난해까지만해도 찾아보지도 않던 집안어른·유지·친지등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세배를 하며 이름알리기에 나서기도 했다.
또 영일군의 박모씨(38)와 오모씨(69)는 설을 맞아 군내 경로당 7군데를 찾아다니며 양말 1백켤레를 나누어 주는등 지역내 봉사활동에 열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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