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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통장만 바꿔도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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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중견기업에 다니는 김모(39) 차장은 A은행과 10여 년 이상 거래해 온 단골 고객이다. 김 차장은 그러나 이 은행으로부터 수수료를 감면받아 본 적이 없다. 몇 달 전 대출받을 때도 우대금리를 적용받지 못했다. 김 차장은 얼마 전 회사 후배로부터 A은행에서 대출받으면서 금리를 1%포인트가량 우대받았다는 말을 듣고 은근히 화가 났다. 이 후배는 A은행과 거래한 기간이 6개월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원인은 급여 통장에 있었다. 김 차장은 B은행 계좌로 월급을 받은 뒤 A은행 계좌 등으로 이체했지만 후배는 A은행 계좌를 급여통장으로 활용했다.

급여 이체 통장이 새로운 재테크 수단으로 등장하고 있다. 은행들은 급여 통장을 유치하기 위해 가입 고객에게 인터넷 뱅킹 등의 수수료를 면제해 주는가 하면 신용카드 연회비를 평생 면제해 주기도 한다.

대출 때는 최고 연 1.25%포인트까지 금리를 깎아주기도 하고 가입자가 친구 한 명을 등록하면 두 사람 다 모든 송금 수수료를 면제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1억원을 빌렸다면 급여 통장 덕에 1년에 125만원의 이자를 덜 내도 되는 셈이다. 은행들이 급여 통장 고객에게 이런 다양한 혜택을 주는 것은 이들이 훗날 다른 상품에도 적극적으로 가입하는 단골 고객이 되기 때문이다. 또 최근 증권사들이 고금리(연 3.8~4.4%)를 무기로 한 자산관리계좌(CMA)로 급여 통장 고객을 공략하고 나서자 고객 잡기에 나선 것도 또 다른 이유다. 은행의 보통예금 금리는 보통 연 0.1~0.3% 수준이다.

◆ 수수료 면제는 기본=KB국민은행은 급여 이체 직장인에게 전자금융(인터넷, 폰, 모바일 뱅킹) 수수료 면제, 카드 연회비 면제, 금리 우대 등을 해주는 '직장인우대종합통장'을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은 올 1월 출시된 지 7개월 만에 64만여 계좌가 신규 개설될 정도로 인기가 많다. 이 상품은 또 급여이체 고객에게 자동화기기의 시간 외 이용 수수료와 전자금융 수수료를 합산해 월 5회까지 면제해 준다.

이 통장 가입자가 KB스타 카드를 신규 또는 추가 발급받으면 1년간 기본 연회비를 내지 않아도 된다. 인터넷뱅킹을 통해 예.적금에 새로 가입하면 0.3%포인트, 주택청약예금과 장기주택마련저축에 새로 가입하면 0.2%포인트 금리를 우대해 준다.

신한은행은 급여 이체 고객에게 평생 신용카드 연회비를 면제해 주고 전자금융 수수료와 자동화기기 수수료를 면제해 주는 'Tops 직장인플랜저축예금'을 판매하고 있다. 이 통장 이용자가 'F1신용카드'를 신규 가입하면 평생 연회비를 내지 않아도 된다. 또 예금 금리를 연 0.2%포인트 더 얹어주고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은 0.5%포인트, 0.2%포인트 깎아준다. 이런 서비스를 받으려면 급여 이체 실적이 1개월에 50만원 이상이거나 3개월에 150만원 이상이어야 한다. 한국씨티은행은 고객이 월 1회 90만원 이상의 급여를 이체하면 전 세계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이용 수수료가 면제되는 '씨티원 직장인 통장'을 최근 선보였다.

◆ 친구 수수료도 깎아줘=우리은행은 고객이 친구 한 명을 지정하면 두 사람 모두 우리은행을 통해 송금할 때 수수료를 면제해 주는 '우리친구통장'을 판매하고 있다. 또 급여를 이체하는 고객에게는 예금.대출 상품의 금리를 0.1%포인트에서 0.5%포인트까지 우대하고 각종 수수료도 면제해 준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다른 은행과 차별화하기 위해 이러한 상품을 개발했다"며 "앞으로 우리투자증권과 연계한 증권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급여 이체를 하면 최고 1.25%포인트까지 대출 금리를 감면받는 '대한민국힘통장'을 내놓았다. 청약부금이나 평생비과세저축 등에 가입할 경우에는 만기에 0.1%포인트 추가 금리를 제공한다.

하나은행은 급여나 관리비를 자동 이체하는 경우 적금.대출.환전 등이 우대되고 전자금융 수수료가 무제한 면제되는 '하나 부자되는 월급통장'을 판매하고 있다. 이 통장 고객이 '부자되는 적금'에 가입하면 최고 0.9%포인트까지 추가 금리를 제공하고 신용대출을 받을 경우에도 금리를 0.4%포인트 우대해 준다. 또 외화의 환전.송금 시에도 50%까지 환율 수수료를 깎아준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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