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터리 ‘교환학생 프로’ 한국 중·고생 피해 속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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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일부 무책임한 교환학생 프로그램 단체들이 언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자신이 다닐 학교를 마련하지 않은 교환학생 유치 단체 USA사의 무책임한 행정조치로 수개월을 허비했다는 김준영 군이 지난 4월 호스트 가정의 아동들과 한자리에 모인 모습. AP

방학기간을 이용해 어학연수차 미국을 찾았던 한국 중·고등학생들이 현지 규정을 확인하지 않았다가 피해를 입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국무부가 승인한 ‘교환학생 프로그램’(Exchange Visitor Program)이라고 안심하고 사설기관에 어학연수를 등록했던 한국 청소년들이 프로그램 중단사실을 몰라 추방당하고 있다.

문제의 사설기관은 댈러스에 있는 '미국학생연합회(USA Inc.)'.

지난 해 8월 이곳을 통해 문화교류(J) 비자를 받고 미국에 어학연수왔던 제이슨 유(16)군의 경우 홈스테이 가정도 제대로 제공받지 못하고 학교에서도 영어를 모르고 계약을 지키지 않는다는 이유로 퇴학당해 결국 한국으로 돌려보내졌다.

이같은 사례가 보고된 후 국무부는 지난 4월 USA Inc.의 교환학생 프로그램 라이선스를 취소시켰다. 국무부는 이 외에도 4개 단체의 라이선스를 추가로 취소한 상태다.

그러나 이같은 사실을 확인하지 않은 한국에서는 계속 프로그램을 신청 미국에 왔다가 피해를 입는 학생들이 나오고 있다. 28일 AP통신에 따르면 한인 학생 김준영(16)군도 지난 4월 USA Inc.를 통해 펜실베이니아주 앨버티프에 왔지만 아직까지 학교를 다니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김군은 공립학교를 다니는 조건으로 1만3000달러까지 지불한 것으로 나타났다.

AP는 김군 같이 학교를 다니지 못하고 호텔이나 호스트 가정에 방치되는 외국 학생들이 늘고 있으며 최근 교환학생에 대한 호스트 가정의 학대 범죄도 수 건이나 보고되는 등 외국학생들에 대한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국무부는 "프로그램을 신청하기 전 홈스테이 가정이 결정돼야 하며 입국했는데도 홈스테이 가정이 없어 모텔에 지내거나 학교에 등록되지 않았다면 규정을 어긴 행위"라며 "이같은 상황이 발생할 경우 반드시 신고할 것"을 당부했다.

미주중앙 서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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