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투자, 펀드로 갈아탈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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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올 상반기 주춤하던 부동산 펀드가 하반기에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부동산 펀드가 취득하는 부동산에 한해 취득.등록세를 깎아주는 세제혜택이 올해말로 일단 끝나기 때문이다.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은 다음달부터 연말까지 서너 개의 부동산 펀드를 출시할 계획이다. 마이에셋 등 몇몇 운용사는 곧 공모형 부동산 펀드를 내놓을 예정이다. 이에 따라 그간 사모(私募) 위주로 조성돼 일반인들의 투자가 어려웠던 불편함도 줄어들 전망이다. 또 리츠나 해외 부동산 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 부동산 펀드도 속속 출시돼 선택의 폭이 보다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 "직접 투자보다 펀드"=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부동산 직접 투자 매력은 뚝 떨어졌다. 2004년 처음 출시돼 지난해 크게 늘었던 부동산 펀드도 함께 주춤해졌다. 수익률이 대부분 한자리대로 주식 투자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조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30개 가까이 쏟아졌던 공모형 부동산 펀드(사모펀드 제외)는 올 7월 현재 8개로 줄었다.

그러나 부동산 펀드는 세제 혜택을 받는 등 직접투자에 비해 유리해 여전히 매력적이다. KTB자산운용 장인환 대표는 "정부 규제로 세금과 관리비 등 부동산 보유비용이 부동산 투자 수익률을 앞지르는 추세"라며 "앞으로는 부동산 소유주가 운용사에 건물을 넘기고 대신 임대해서 쓰는 방식이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에 따라 "부동산 경기와 무관하게 부동산 펀드 시장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세제 혜택에 유동성 확보까지=직접투자에 비해 부동산 펀드는 장점이 많다. 가장 큰 게 세제 혜택이다. 일단 올해까지 취득.등록세 50% 감면 혜택이 있다. 배당금에 대해 배당소득세 15.4%를 떼지만, 직접투자에 비하면 부담이 적은 셈이다.

이밖에 비교적 적은 돈으로도 투자가 가능해 오피스빌딩이나 물류시설 투자까지 할 수 있다. 전문가로부터 자산 관리 서비스를 받는 장점도 있다. 수익증권을 상장하기 때문에 돈이 묶이는 직접투자보다 유동성 확보도 쉽다.

다만 투자자가 많이 얽혀 있어 의사결정이 늦어지기 쉬운데다 투자구조도 복잡하다. 이 때문에 공모보다 사모가 많아 투자기회가 적은 게 단점이기도 하다. 또 공모라 해도 대부분 특정 기간에만 판매하는 단위형이라 판매시점을 놓치면 투자하기 어렵다.

◆ 해외 부동산펀드로 눈 돌려볼까=이런 단점을 보완한 게 해외 부동산펀드 투자다. 리츠나 부동산 관련 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 상품 형식으로 다양한 상품이 나와 있다. 우리CS자산운용의 '블루랜드 글로벌 부동산 재간접펀드'와 피델리티자산운용의 '피델리티 글로벌 부동산증권 펀드', CJ자산운용의 'CJ SLI 프로퍼티 재간접 투자신탁', 신한BNP파리바투신의 '탑스글로벌리츠재간접' 등이다. 맥쿼리IMM자산운용의 '맥쿼리IMM글로벌리츠재간접클래스A'는 연 수익률 14.91%로 수익률도 괜찮았다.

미래맵스자산운용 김형석 부동산 투자1본부장은 "부동산 재간접 펀드는 일반 주식 재간접 펀드와 크게 다를 바가 없어 투자하기가 보다 쉽다"면서 "다만 기초자산이 부동산인만큼 투자지역의 부동산 경기 흐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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