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폐렴 레지오넬라병 첫 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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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페렴형 레지오넬리병」환자가 최근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견돼 새로운 보건대책의 수립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신종페렴·향군병으로도 불리는 이 감염질환은 레지오넬라균에 오염된 물을 사용할 경우 가정내의 가습기가 뿜어내는 분무를 통해서도 걸릴 수 있기 때문에 특히 노약자·어린이들의 감염예방을 위해 대응책이 요망된다.
서울대의대 내과 최강원교수팀과 순천향의대 내과 우준희교수팀은 지난해 여름 60대 여자환자가폐렴형 레지오넬라병에 감염된 사례를 혈청학적인 항체검사를 통해 처음으로 발견했다고 보고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레지오넬라병의 일종인「폰티악열병」이 지난84년 고려병원에서 원내감염으로 의료진23명등 26명에게 발생했으나 이는「비폐렴형」레지오넬라병으로 중환자실에 입원중인 환자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가벼운 증세를 보이다 치유됐었다.
비페렴형이 보통 2∼3일간 가벼운 감기몸살 증세를 보이는데 비해 폐렴형은 ▲담배를 많이 피우는 사람 ▲만성폐질환자등을 포함해 전연령층에 발생하고 유행시기에는 평균10%의 비교적 높은 사망률을 보인다.
레지오넬라균은 흙·호수나 강물등에 널려 있고 온·냉방장치, 샤워기에서도 많이 발견되고 있다.
우교수는 『염소 소독을 많이 한 수도물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수도파이프가 오래돼 부식된 지역주민들의 경우 폐렴형 레지오넬라병에 감염될 수 있다』고 밝히고 상수도관리상 이점에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레지오넬라균에 오염된 물로 가습기를 틀거나 샤워를 할 경우에는 공기분말이 호흡기로 들어가 폐렴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
이 때문에 아파트·호텔·병원등에서 난방시설을 가동 할 때 물의 온도를 섭씨70도(박테리아균은 이온도에서 대부분 사멸됨)이상으로 올려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도물 탱크등은 1주일에 한번, 최소한 1개월에 한번씩 비워놓고 청소·소독하는 것이 레지오넬라균의 서식을 막는방법이다.
레지오넬라균은 주로 섭씨20도의 물에서 서식하고 섭씨 36.9∼45도에서 급속히 번식하기 때문에 일단 몸안에 들어가면 거의 발병한다. 또 여름철에는 건물옥상에 설치된 냉각탑(클링타워)등 클링시스팀을 통해 동시에 집단으로 발병할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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