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부터 작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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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김영삼 민주총재/“학계ㆍ언론인 비정치권도 포용”
김영삼 민주당총재는 민정ㆍ민주ㆍ공화당의 합당이 확실해진 21일 밤 자택에서 「10년은 젊어진 모습」으로 기자들을 만나 자신이 이 구상을 하게 된 이유와 합당추진 과정ㆍ심경 등을 여유있게 설명했다.
그러나 김총재는 22일 청와대회담에 앞서 확대간부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는 『민주당의 창당과정에서 우리가 얼마나 많은 어려움을 겪었느냐』고 운을 뗀 뒤 『민주당을 해체해야 한다고 생각해야 할 때 갖가지 감회가 떠오른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김총재는 『민주당만으로는 나라를 구할 수 없고 문민정치를 실현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신당창당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전격회동의 배경은.
『금년초부터 내가 정계개편문제를 제일 먼저 끄집어냈다. 그것은 이대로는 나라를 구할 수 없고 국민을 살릴 수 없다고 판단,큰 변화를 가져와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지난번 청와대 회동에서 이 점을 노대통령에게 설명했고 노대통령이 이 점을 충분히 인식,결심이 섰기 때문에 연락을 했으리라 생각한다.』
­청와대 회담의 전망은.
『상당히 시간이 걸릴 것이다. 많은 이야기를 해야 되지 않겠는가. 간단히 끝날 일이 아니다.』
­회담요청은 누가 했는가.
『저쪽(청와대)에서 했다.』
­김 공화 총재와의 회동계획은.
『언제든지 만날 수 있지 않은가. 내일 만나는데 또다시 만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사전에 합의된 부분은.
『전혀 없었다. 지난 청와대회담에서 상당한 시간동안 노대통령과 얘기했다. 나의 생각에 공감하면 언제든지 연락을 달라고 얘기했었으니 내일 회담에서 무엇이 큰 문제가 될지도 모른다.』
­신당창당을 2월초부터 한다고 했는데.
『그런 말은 하지 않았다. 31일의 회견때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한다고 했을 뿐이다. 아무튼 지자제실시전에 신당이 만들어질 것이다. 학계ㆍ의사ㆍ변호사ㆍ언론인ㆍ여성계 등에서 많은 사람이 참여할 것이다.』
­3당이 합치면 계보정치가 재연될 걱정은 없는가.
『그렇게는 안될 것이다.』
­평민당이 제외돼 지역감정이 심화될텐데.
『4당체제를 고수,지자제를 실시하면 골은 더욱 깊어질 것이다. 평민당을 배제하는 것도 아니고 호남의 주요인사들을 참여시킬 것이다.』<안성규기자>
◎김종필 공화총재/“지분같은 건 생각해본 적 없다”
22일 청와대회담에 앞서 기자들을 만난 김종필 공화당총재는 『이제부터가 문제』라며 진지하고 신중한 표정으로 질문에 답했다.
­신당 창당작업은 얼마나 걸리겠는가.
『1개월이내에 통합작업이 정돈되고 6개월이내에 신당 전당대회를 열어 총재를 정식으로 선출하며 당헌등을 인정받아 상반기에 정식 출범할 것이다.』
­신당의 구성 원칙은.
『3당이 동등하게 신당에 참여하고 5인의 최고위원이 집단적으로 당을 지도해나간다는 것이 합의사항이다.』
­대표최고위원은 누가 되는가.
『나는 김영삼 민주총재가 대표가 되도록 주장할 생각이다.』
­결국 내각제로 가는 것인가.
『13대 국회 회기내에 내각제 개헌이 이뤄질 것으로 확신한다. 신당은 이 점을 확인하고 출발할 것이다.』
­신당에서 공화당의 몫은.
『지분같은 것은 생각해본 적 없다. 통합추진위원회에서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결정할 것이다.』
­김총재 본인의 거취는 어찌되는가.
『나도 최고위원의 한사람이 되겠지만 내가 무엇을 맡겠다고 덤비지는 않겠으며 평당원이라는 자세로 임하겠다.』
­이렇게 급격히 신당이 성사된 경위는.
『급박한 것이 아니라 지난해 여름부터 본격적 작업을 해왔다. 기회있을 때마다 의견을 나눴고 김영삼 총재와도 여러번 만났다.
다만 3당이 합친다는 게 현실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므로 연막도 치고 딴전도 피우고 그래왔던 것이다.』
­결국 김총재의 보수대연합 구상대로 된 데 대한 감회는.
『나는 주역이 아니라 조연이란 입장에서 최선을 다해왔을 뿐이다. 창업보다 수성이 어렵다는 말이 있다.
앞으로 창업의 근본정신을 견지하며 일을 옳게 해 나가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3당통합이 국민들에게는 쉽게 받아들여지리라 보는가.
『처음에는 어리둥절할 것이다. 국민들은 신당이 진행되는 것을 지켜보면서 차차 평가해 줄 것으로 믿는다.』<조현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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