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깊이읽기] 펭귄 부족 우화 속에 녹인 조직 혁신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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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현실에 안주했다간 위기를 맞고 결국 생존을 위협받게 된다는 것은 현대 사회의 진리로 통한다. 그래서 기업이든, 개인이든, 국가든 모두들 혁신을 얘기한다. 하지만 미국 '포천'지의 조사에 따르면 기업의 혁신 성공률은 20%도 채 안된다고 한다. 그 만큼 혁신은 힘겨운 과정인 것이다.

이 책은 남극의 펭귄 부족을 등장시켜 혁신 성공의 비결을 일깨워주는 우화다. 저자인 존 코터 하버드 경영대학 교수는 자신이 창안한 '변화관리 8단계 프로세스'를 펭귄 우화 속에 녹여 쏙쏙 와닿게 전달한다.

펭귄 부족은 생활 터전인 빙산의 바닥에 큰 구멍이 생겨 머지않아 몰살할 위기에 처한다. 부족의 리더는 이를 숨기지 않고 구성원들에게 직접 눈으로 확인토록 한다. 곧 이어 부족의 운명을 책임질 최고의 혁신팀이 구성된다. 혁신팀은 갈매기들의 생활에 착안해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기로 하고 원정대를 파견한다. 아울러 불안해 하는 부족 구성원들과 끊임없이 대화하면서 우리는 변할 수 있다는 믿음을 공유한다. 결국 펭귄 부족은 꿈의 빙산을 찾아 이주하게 된다. 펭귄들은 새 빙산도 언젠가 무너져 내릴지 모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하지만 두려워하지 않는다. 또다른 보금자리를 찾아낼 힘을 축적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조직원들의 마음을 움직여 스스로 호응토록 하지 않고는 절대로 혁신에 성공할 수 없다는 사실을 직시하게 한다. 정부 혁신을 최대 공적 중 하나로 꼽았던 노무현 정부가 바다이야기 소용돌이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지금, 현 정부의 행적을 오버랩하며 이 책을 읽어보면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김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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