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혜교'- 김윤식(1947~ )
쌍떡잎식물 초롱꽃목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
신라 진평왕.
달 그늘에 숨어 밤마다 궐 밖으로 나가던 셋째 딸,
그 눈시울.
웃는 사진을 오려놓고 깊어 가는 가을을 보낸다.
노을처럼 아름답게 조금 더 죄 짓는 계절.
그래야 할까 보다.
서늘한 물 한 그릇.
우리 할머니 "인간 화초가 제일이다"하시던 옛말 생각난다. 텔레비전 보면 예쁜 사람 많다. 내면이 중하다고는 해도 예쁜 건 할 수 없어서 조금 더 죄 짓는 것, 너무 따지지 말자. 내면에 송혜교가 가득 차면 그 또한 얼마나 선한 일인가. 근데 송혜교가 누구지? 국화과라니 그 향기나 짐작할 뿐. 우리 때 오려 가지고 다니던 사람은 올리비아 핫세, 진추하, 브룩 실즈, 소피 마르소… 그 청춘 모두 물거품이 되었다. 나는 소수림왕 다섯째 아들쯤 되어서 달 커 오면 월장해 주막 거리 헤매고 싶다. 그러면 만나볼 수 있으려나? 하하하.
<장석남.시인>장석남.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