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동성 한국기업에 “손짓”/청도 무역상담회에 2백50명 초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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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투자 기업엔 이익보장”등 적극 유치작전/서울∼산동 항공로ㆍ인천∼청도 카페리는 비자문제로 난항
88년 처음으로 대한문호를 개방했던 중국의 산동성이 다시 한국기업을 향해 손짓을 하고있다.
중국 국제상회 산동상회는 최근 중앙일보 홍콩지사에 편지와 자료를 보내 2월15일부터 24일까지 산동성 청도시에서 개최하는 「산동성 대외무역 상담회」에 한국경제인들이 많이 참가해줄 것과 중앙일보를 통해 이를 널리 알려줄 것을 요청해왔다.
이번 산동성 상담회에는 무역을 위한 각종 상품은 물론 기계ㆍ전자ㆍ화공ㆍ경공업ㆍ식품ㆍ방직ㆍ의복ㆍ농산품 가공등 2백89개 항목에 걸친 대외경제기술합작 프로젝트를 준비해 놓고 있다.
산동성은 88년 8월 리위(이유) 산동상회장을 단장으로하는 대표단을 서울에 파견,코트라(대한무역진흥공사)와 청도∼인천간 직항 해상노선 및 서울과 산동에 무역사무소 교환설치 등을 주내용으로 하는 비망록에 서명하는등 한국과의 제경무역 교류에 중국내에서는 가장 적극적인 자세를 보인바 있다.
그러나 서울과 산동에 무역사무소를 교환설치하는 문제는 양국의 사정 변화로 성사되지 않았으나 비망록 서명을 계기로 상호 많은 교류가 있었다.
산동상회에 따르면 지난 한햇동안 산동성을 방문한 한국인은 약 3천명으로 88년의 1천3백명에 비해 2배 이상 신장했고 삼양식품의 라면 및 사교공장 합작투자등이 이뤄졌다.
산동성은 대외개방과 경제협력의 주대상으로 한국을 내정하고 양측의 협력을 위한 준비의 하나로 88년 가을학기부터 청도시의 한 전문대학에 40명 규모의 한국어과를 개설했으며 지난해 3월에는 한국 서해안과 가장 가까운 도시인 위해시에 자리한 산동대학 위해분교에 「조선경제연구소」를 설립해 한국경제를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이 「조선경제연구소」도 최근 중앙일보 홍콩지사에 편지를 보내 자료로 활용키 위한 본보기증을 요청해왔다.
현재 산동성과 대한항공(KAL)간에 항공 취항문제가 협의중에 있으며 인천과 청도를 잇는 카페리 문제도 상의중에 있으나 비자문제등으로 합의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산동성은 청도 등에 직행하는 한국인들에게는 현장에서 비자를 발급하겠다고 융통성을 보였으나 한국은 중앙차원의 최소한의 공식관계가 전제되지 않는한 변칙적인 비자발급은 할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산동성의 일부 관계자들은 많은 한국경제인들이 산동을 방문했고 자기들로서는 최대한의 성의를 다했으나 실제 이루어진 투자는 극히 미미하다는 점에서 한국에 대한 기대가 일종의 실망으로 변하고 있는 경향도 없지 않다.
이러한 일부 산동인들의 한국에 대한 인식변화는 근본적으로 자본주의 기업생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데서 오는 것이며 실상 산동을 방문한 한국인 가운데는 단순한 관광이나 그저 한번 둘러보는데 목적이 있었던 사람들도 적지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산동성은 최근 한국기업의 유치 부진이 자신들에게도 적지않은 원인이 있음을 알고 복수비자 발급등 투자환경을 개선키위한 노력을 보이고 있다.
한국과의 경제교류에 앞장섰던 이유 산동상회 회장은 『산동성은 한국기업인들의 방문을 환영하고 있으며 투자기업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이익을 보장하는 정책을 쓸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는 또 최근 중국 국내 경제사정으로 볼때 투자는 합작형태보다도 단독형태를 권하고 있다.
산동성은 2월 청도에서 개최하는 대외경제무역 상담회에 2백50명의 한국인에게 초청장을 보내는 등 한국경제인들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홍콩=박병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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