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하이 A형 독감 합병증·2차감염"위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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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인구의 대이동이 일어나는 설날을 앞두고 유행성 독감(인플루엔자) 주의보가 내러져 전국적인 유행이 우려된다.
이 때문에 어린이·노약자는 물론 일반성인들도 피로로 생활 리듬을 깨뜨릴 경우 신체의 저항력이 떨어져 자칫 독감에 걸릴 가능성이 크므로 예방에 힘써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이번 독감은 상하이A형으로 지난 85년 말∼86년 초의 소련 B형 독감이나 77년 초의 웰링턴B형 독감 등 B형에 비해 유행성과 증상이 더 심하고 합병증으로 노인 등이 숨질 위험도 상대적으로 크다.
서울대 의대 김건열 교수(호흡기 내과장)는『A형 독감은 전형적 독감 증세 외에도 환자가 어릴수록 폐렴·신장염·뇌염·부비동염·중이염 등 합병증을 잘 일으키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A형 독감은 잠복기(약 2일)를 거쳐 갑자기 두통과 오한·발열·불쾌감 등 심한 증상이 온몸에 나타나고 콧물·기침을 5∼7일간, 심하면 보름이상 계속하는데 어린이들은 바이러스·세균이 다른 곳에 침투해 발생하는 2차 감염에도 신경을 써야한다.
또 아스피린류의 해열진통제를 인플루엔자에 걸린 어린이들에게 무턱대고 복용케 할 경우 치사율이 높은「라이 증후군」을 일으킬 우려도 있는데 유의해야 한다.
A형 독감은 국내에서 약30∼40년을 주기로 대유행을 일으켜 1889∼1892년, 1918∼1919 년, 1957∼1958년에 많은 환자를 냈다. 57년의 경우 전세계적으로 유행하던 A2형 인플루엔자가 우리 나라 전국을 휩쓸어 약5백만∼6백만명의 환자를 발생시킨 것으로 추산됐다.
이후에도 독감유행이 많았고 최근에는 항생제 남용으로 인한 내성 바이러스가 유행해 독감증세가 한달 이상 가는 일이 종종 있다.
이 때문에 특히 어린이·노약자들은 ▲사람이 많이 있는 곳에 가급적 가지 말되 부득이할 경우 마스크를 착용할 것 ▲충분한 휴식과 영양섭취를 할 것 ▲손을 항상 깨끗이 씻을 것 등과 같은 기본적인 예방수칙을 지켜야 한다.
보사부 방역과 관계자는『상하이 A형은 금년초 병 독주가 분리됐던 사천 A형 독감과는 항원형(H3N2)이 거의 같다』고 밝혔다.
따라서 국내에서 제조·시판되고 있는 A·B혼합형 독감백신은 유효성이 있는 셈이다. 그러나 재고분이 거의 바닥난 것으로 알러져 ▲노인 ▲만성심장·신장병 환자 ▲당뇨병 환자 등 백신접종의 필요성이 높은 사람들조차 백신 주사를 맞기 힘든 형편.
지난해 겨울이나 금년 봄 백신을 접종받은 사람들도 백신의 항체 생성률(유효율)이 70∼80%에 머무르고, 효과지속기간도 5∼6개월에 불과하므로 안심하지 말고 예방에 힘써야 한다고 의학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김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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