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우셰스쿠 체포|루마니아 공산독재정권 붕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바르샤바·빈 AP·AFP·로이터=연합】 지난 24년간 철권통치를 해온 루마니아의 차우셰스쿠 공산정권이 22일 붕괴되고 민주화를 요구하는 「구국위원회」가 정권을 장악했다고 루마니아 TV및 라디오방송이 보도했다. <관계기사 3, 4면>
실각한 차우셰스쿠 대통령은 민주개혁을 지지하는 군부대에 체포돼 수도 부쿠레슈티로 이송중에 있다고 헝가리 TV가 23일 보도했다.
차우셰스쿠 대통령은 22일그의 부인 엘레나와 측근보좌관 수명과 함께 대통령궁을 헬기로 탈출한 뒤 승용차 편으로 도주하다 부쿠레슈티 서북방 75km에 위치한 티르고비스테시에서 군인들에게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차우셰스쿠 정부의 붕괴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충성하는 수천명의 군인들이 부쿠레슈티를 중심으로 한 주요 전략거점을 놓고 정규군 등과 치열한 접전을 벌여 수백명이 사망한 가운데 전투는 계속되고 있으며 대통령궁과 공산당 중앙위원회 건물 등이 불타고있다고 루마니아 국영 TV는 보도하고 양측간의 총격이 벌어지는 상황에서도 시위대는 루마니아 국기를 흔들며 차우셰스쿠의 타도를 환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헝가리 방송은 루마니아전역에 이날 비상사대가 선포되었으며 바실레 밀레아 국방장관이 시민의 유혈항의사태에 대한 자책감으로 자살했다고 전했는데 루마니아 국영TV는 차우셰스쿠의 아들 니쿠가 체포되어 한 군 장교 앞에 서있는 모습을 방영하기도 했다. 정권을 장악한 구국위원회는 내년4월의 총선 실시와 공산당의 지도적 역할폐기를 제의하는 한편 신헌법위원회를 발족, 즉시 헌법개정 작업에 착수할 것이며 신헌법에는 행정·입법·사법의 분리가 명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구국위원회 대변인 이온일리에스쿠는 또 구국위가 여행자유·소수민족 인권존중 등을 내용으로 하는 23개 급진개혁안을 발표했으며, 국명도 현재의 루마니아사회주의공화국에서 루마니아로 개정할 것을 제의했다고 밝혔다.
루마니아 관영통신은 전외무장관 코르넬라우스 마네스쿠가 주재하는 구국위원회의 첫회동이 23일 중 열린다고 보도했다.
한편 지난 주말 대대적인 유혈진압사태가 발생한 루마니아서부 티미시와라시에서 4천6백30구의 시체가 매장된 대형 무덤이 발견됐다고 헝가리 TV방송이한 헝가리 목격자의 말을인용, 보도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