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대사전 제 구실 못해"는 적절한 지적|정부차원의 지원과 전국민의 관심 절실-안상수<충북 청주시 내덕1동672의14>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국어 사전은 한나라 언어문화의 현재적 수준을 가늠하는 잣대다. 사전이 언어의 시대적 흐름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면 실용성을 인정받지 못할뿐더러 국가적으로도 언어정책의 허구성을 드러내고 마는 꼴일 것이다.
금년 3월 개정된 맞춤법 통일안에 따른 국어사전의 개정판 보급의 필요성은 그 시행전부터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이점에서 중앙일보 12월11일자(일부지방 12일자)19면「국어대사전이 말의 변화를 제때 수록 못한다」는 내용의 기사는 비록 때 늦은 감과 간지에 실려 소홀히 취급된 느낌이 없지 않으나 적절한 지적이라 생각한다.
물론 중·소 사전류의 개정만 시판으로 자족할 수만은 결코 없다. 그러나 큰 사전의 개정판 발간이 이처럼 절실히 요구돼도 실현되지 못하는 이유는 막대한 비용문제와 판매전망의 불투명 때문이라고 한다.
여기서 우리는 간과해선 안될 두 가지 문제점을 발견한다. 즉 사전 편찬이 국가적 사업으로 인식되지 못해 그 지원이 전무하다는 점과, 큰사전을 보유해두려 할만큼 일반인들이 국어 알기를 우습게 안다는 점이다. 큰사전을 만들면 출판사가 도산한다든지, 대학생들의 시험답안이나 공문에서 허다하게 눈에 띄는 오용 사례가 이를 입증한다. 내년엔 문화부 출범과 함께 정부 차원의 지원과 국민들의 관심속에 국어사전이 새로 태어나기를 기대해본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