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글러스사 상업용도 하청생산 가능성|기술수준 낮아 제작비의 20%만 우리 몫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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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정부가 차세대 전투기 생산사업 기종으로 선정한 FA18은 좀 비싸지만 성능이 우수한데다 부가가치가 높아 우리의 항공산업발전에 적지 않은 파급효과를 가져다 줄 것임에 틀림없다.
기획원·재무부 등은 예산문제로 FA16을 원했으나 전투기를 사용하는 당사자(공군)가 FA18을 강력히 원한데다 상공부·과기처·관련업계도 우리산업의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FA18을 밀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연관효과>
FA18은 ▲높은 부가가치 ▲날개·동체 등 첨단복합소재사용 ▲우수한 전자장비에다 기술협력범위도 F16보다 훨씬 넓다.
FA18제조회사인 맥도널 더글러스(MD)사의 주력업종은전투기라기보다 상업용 항공기다. 따라서 우리 항공업계는 앞으로 MD사로부터 다양한 제품을 하청 받을 수 있는 길이 트여 기술협력범위가 F16의 경우보다 넓다.
상공부는 FA18의 국내조립가공생산으로 국민소득이 5억2천만달러(FA16은 3억6천만달러) 더 늘어나고 연인원 4천명(FA16은 2천명)의 고용증대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FA18전투기의 국내생산 사업이 완료되는 시점(90년대 말)에 이르면 기체는 85%, 엔진은 50%, 기타장비를 포함한 전체의 국산화율은 50%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완제품 전투기를 사들여올 때보다 국내조립생산의 경우 비용은 10%정도 더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도 이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항공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다.

<항공산업수준>
항공산업수준은 단순조립·일부국산화·공동개발·독자개발 등 4단계로 나눠볼 수 있다.
미국·소련·독일·프랑스·영국등 선진국이 독자개발단계이고 일본은 공동개발 수준이다. 그 다음 단계가 외국에서 개발한 비행기를 조립하되 일부는 국산화하는 단계로 이스라엘·브라질·대만·인도네시아 등이 여기에 속한다.
우리 나라는 지금 단순조립국가로 항공산업에 관한 한 인도네시아보다도 뒤진다.
이 사업이 끝날때 우리 나라는 겨우 브라질·이스라엘수준에 올라서 경수송기 정도를 생산할 수 있는 나라가 된다. 현재수준은 자동차와 비교할 때 오토바이정도 생산능력이다.

<생산>
우리가 생산한다지만 주요부품은 모두 수입하는 등 우리의 기술수준이 현저히 낮기 때문에 전체사업비의 80%는 미국이 회수해 간다. 우리는 노임과 약간의 부품생산으로 20%만 차지할 뿐이다.
FA18을 조립생산 할 모기업은 삼성항공으로 전체물량의 50%를 맡고 대우중공업·대한항공이 각각 25%씩 맡는다.
삼성항공은 엔진 및 동체앞부분을 만들되 나머지는 납품을 받아 조립한다. 마치 자동차회사가 부품업체로부터 납품을 받아 조립·생산하는 것과 같다.
대우중공업은 동체증간부분, 대한항공은 뒷부분을 생산, 삼성항공에 납품한다.
랜딩기어는 기아기공이, 전자장비는 금성정밀·삼성전자·대영전자 등 11개 사가 맡는다. 엔진은 미국의 제너럴 일렉트릭사 제품으로 낙착이 되어있다.
이 같은 계획은 기종 결정이 안돼 아직 정식계약으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이제부터 관계기업들이 서로 밀고당기며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이석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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