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커베키아 '나의 백 다시 맡아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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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PGA 챔피언십이 개막했다. 아담 스콧(호주)이 17일 오전(한국시간) 연습 라운드 도중 5번 홀 페어웨이 벙커에서 샷을 하고 있다. [시카고 로이터=연합뉴스]

캘커베키아(右)와 라슨이 17일 티샷 준비를 하고 있다. [시카고 AP=연합뉴스]

인생 2라운드도 함께-.

미국 골퍼 마크 캘커베키아가 11년간 감옥에 있다가 나온 캐디에게 다시 골프백을 맡겨 잔잔한 감동이 일고 있다.

17일(한국시간) AP통신은 올 시즌 PGA투어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PGA 챔피언십에 출전한 캘커베키아의 캐디인 에릭 라슨의 과거를 보도했다. 1995년 캘커베키아는 전성기를 달리던 선수였고 라슨 역시 1급 캐디였다. 둘은 95년 벨사우스 클래식 우승을 합작하는 등 성적도 좋았다.

그러나 라슨이 95년 마약을 운반하다 체포됐고 13년 징역형을 선고받으면서 둘의 호흡은 깨졌다. 직접 마약을 복용하지는 않았지만 돈 때문에 코카인을 중계한 라슨은 잘못을 뉘우쳤다. 감옥에서 학사 학위를 받고 동료 죄수들이 먹을 채소를 재배하면서 출소 후의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캘커베키아는 그런 그를 잊지 않고 면회를 가 "출소하면 다시 나와 함께 경기를 하자"고 약속했다. 11년을 복역한 라슨은 6월에 석방됐다. 캘커베키아는 약속을 지켰다. 둘은 올 시즌 혼다 클래식부터 함께 경기에 나서고 있다. 라슨은 "내 친구들을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내 앞에 즐거운 인생이 펼쳐져 있다는 것이 너무나 행복하다"고 말했다. PGA 챔피언십은 미국 시카고 인근의 메디나 골프장에서 17일 밤(한국시간) 개막했다. 10번 홀에서 오후 10시30분 출발한 타이거 우즈(미국)는 자정 현재 4개 홀을 마친 상태에서 버디 1, 보기 1로 이븐파다. 함께 경기한 필 미켈슨(미국)과 제프 오길비(호주)는 2언더파로 앞서 나갔다. 같은 시간 1번 홀에서 출발한 최경주(나이키골프)는 이븐파에 그쳤으나 허석호는 5번 홀까지 2언더파로 순조롭게 출발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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