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사도 만류하는 티베트 여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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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 여행 너무 힘들어요"

상하이(上海)에 있는 시짱(西藏.티베트)자치구 여행사무국은 자치구의 수도 라싸(拉薩) 여행을 여름시즌이 끝나는 9월이나 10월까지 연기하도록 권유했다고 현지 언론이 14일 보도했다. 또 비용절감과 여행스케줄을 감안해 개별여행보다는 단체여행을 권고했다.

시짱자치구 여행사무국의 대변인인 류비홍은 지난주 라싸에서 돌아온후 "1시간 이상 늦으면 포탈라궁에 입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루 포탈라궁에 입장 가능한 관광객 수와 시간이 제한돼 있으니 아차 늦으면 입장이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상하이의 여행사무국은 또 신혼부부에게 티베트 신혼여행을 추천했다가 이를 보류했다.

류 대변인은 "지금은 적절한 시기가 아닌 것 같다"면서 "티베트에서 계획했던 웨딩쇼도 무기한 연기했다"고 말했다.

'세계의 지붕'으로 불리는 중국 칭짱(靑藏)고원을 달리는 칭짱철로가 지난 7월 1일 개통된 이후 중국 전역에서 티베트로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있다.

중국 언론은 지난달 1일부터 31일까지 수도 베이징, 충칭(重慶), 쓰촨(四川)성 성도 청두(成都), 간쑤(甘肅)성 성도 란저우(蘭州), 칭하이(靑海)성 성도 시닝(西寧) 등에서 라싸까지 칭짱철로를 이용한 사람 수가 7만1천460명으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또 칭짱철로 개통으로 칭짱고원 동북부에 자리잡고 있는 칭하이성을 찾는 관광객 수도 급증하면서 7월 한달 동안의 관광객이 163만명에 이르러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4%나 증가했다.

관광객 증가 현상은 시짱자치구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나 7월1일부터 20일까지 열차 외에 항공기, 육상교통편 등을 이용한 관광객을 합쳐 30만명 이상이 최소한 하루 밤 이상을 시짱에서 묵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50%가 증가한 것이다.

하지만 이처럼 관광객들이 넘치는데 비해 관광 인프라는 아직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라싸에 다녀온 사람들에 따르면 라싸에서 포탈라궁은 일반적으로 거치는 관광코스이지만 신분증검사 등 보안체크가 너무 엄격해 사람들을 지치게 하고 있다.

상하이에서 라싸를 갔다온 류치앙은 "포탈라궁에 들어가는데만 3시간이 걸렸다"면서 "들어가서 보니 그렇게 기다릴만한 가치가 있었는지 의심스러웠다"고 말했다. 그의 아내도 그의 의견에 동의했다.

그는 "라싸에서는 항상 시간이 모자라는 것처럼 느꼈다"면서 "대부분의 경우 보안요원들이 가이드들에게 서두를 것을 재촉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포탈라궁은 하루 2천300명의 입장을 허용하고 있으며 포탈라궁에 입장하기 위해서는 24시간전에 허가를 받아야 한다. 그는 "하지만 다른 곳에서는 사람들이 그렇게 붐비지 않았다"면서 "여행은 대체로 만족스러웠다"고 전했다.

라싸에는 1만여개의 호텔객실이 있지만 비어있는 경우는 드물며 반드시 사전예약이 필요하다. 칭짱철로도 관광객들이 폭주하면서 사전 예약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행사 관계자들은 여름 휴가시즌이 계속되는 이달말까지 어려움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상하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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