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포드 '이젠 아시아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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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독일 자동차들의 급부상으로 본토인 미국시장에서 고전해 온 세계 자동차업계의 선두주자 제너럴 모터스(GM)와 포드가 아시아시장 집중 공략에 나서고 있다. 최근 수년간 소득이 높아진 중국.인도.동남아국가들의 중산층을 공략, 세계 정상의 위치를 지켜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세계적인 자동차업체들이 동남아시장의 성장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GM은 13일(현지시간) 인도에서의 자동차 생산능력을 올해 말까지 지금의 두배인 5만대까지 늘릴 것이라고 발표했다. 인도 자동차제조업협회에 따르면 GM은 지난 8월 말까지 5개월 동안 인도에서 6천3백55대를 팔아 81%의 성장률을 보이면서 인도시장 점유율을 2.4%로 높였다. GM은 올 연말까지 판매 목표를 1만7천대로 세웠다. 아디탸 비지 GM인도 회장은 지난 3월 인도에서의 매출을 2005년까지 5만대로 늘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GM은 목표 달성을 위해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의 할롤 공장에 75억6천만루피(약 1억6천7백만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비지 회장은 "인도시장에 내놓을 신차들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며 "이를 위해 생산능력을 더욱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매출액 기준으로 GM에 이어 세계 2위를 차지하고 있는 포드자동차도 13일 관계사인 마쓰다와 함께 태국에서의 생산능력을 50% 가량 높이기 위해 앞으로 수년 간 5억달러를 투자하고 방콕에 동남아지역본부를 설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드는 또 조만간 필리핀 투자도 늘릴 방침이다.

빌 포드 주니어 포드 회장은 이날 방콕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경쟁자인 일본 자동차업체와 비교해보면 포드는 지난 수년 간 아시아시장을 소홀히 취급했다"며 "이제 아시아시장의 생산능력을 높일 시점이 됐다"고 말했다.

포드와 마쓰다의 벤처사인 오토얼라이언스 타일랜드의 자료에 따르면 포드는 현재 태국에서 연간 13만5천대의 트럭.승용차를 생산하고 있으며 향후 3년 간 20만대 수준으로 생산을 늘릴 계획이다. 올해 초에는 포드 사상 처음으로 동남아 전용 SUV모델을 내놓기도 했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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