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난방기름 기습 인상 '말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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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정유사들이 난방용 벙커C유의 판매 가격 인상을 요구하며 최근 아파트 단지들에 대한 난방기름 공급을 일제히 중단하고 있어 겨울철 난방 연료 수급에 말썽을 빚고 있다.
이에 따라 청량리 미주 아파트, 강남 은마 아파트, 남서울 한양 아파트 등 서울 및 각지방의 3백여 단지 관리 소장들의 모임인 전국 아파트연합회는 21일 동자부에 건의서를 내고 『기존 공급 계약이 만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유사들이 성수기에 일방적으로 난방 기름 공급을 끊은 것은 부당한 처사』라며 『정유사 요구 대로 값을 올려 지불할 경우 난방비 추가부담으로 6%선의 아파트 관리비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 올 난방기만이라도 인상을 유보토록 조치해줄 것을 요청했다.
아파트 연합회에 따르면 아파트 단지들은 정유사의 산하 대리점들과 개별 계약을 맺어 고시가 (정부가 정한 최고 가격)인 l당 94·06원보다 낮은 89·62원선에 벙커C유를 공급 받아 왓는데 지난 13일을 전후해 정유 각 사 대리점들이 일제히 공문을 발송, 16일 공급분부터 고시가대로 올려 주지 않을 경우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통보해 왔다는 것.
아파트 연합회측에 따르면 현재 송파 대림 아파트, 강동 미주 아파트, 강남 개포 7단지 주공 아파트 등에 모두 난방유 공급이 중단됐다.
난방용 벙커 C유는 유황분 1·6% 들어가 있는 벙커유로 국내 정유사들의 공급량 (올해 2천7백66만 배럴) 이 달려 일부 (6백87만 배럴) 를 수입해 충당하고 있으나 국제가가 국내고시가보다 배럴당 3달러정도 비싸 정유사들이 수입을 꺼리고 있는 형편이다.
한편 유공의 직영 대리점 회사인 미륭 상사 측은 『그 동안 비수기에 마진 없이 거래해 왔는데 가격을 현실화하기 위해 거래처들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동자부 이동규 석유 조정관은 이와 관련, 『일단 고시가 범위에서의 인상 요구라 정부로서 개입할 여지는 없다』고 말하고 그러나 난방유 수급상 차질을 빚는 부분에 대해서는 필요한대로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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