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전 대사 “北 협상장에 불러오려 한미훈련 포기하는 건 헛수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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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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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해리스 전 주한미국대사가 “단순히 북한을 협상장으로 불러오기 위해 한미연합훈련을 포기하는 것은 헛수고”라고 말했다.

15일(현지시각)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해리스 전 대사는 지난 16일부터 진행 중인 한미연합훈련과 관련해 “미군은 한국군과 함께 군사적 역량을 발휘해야 한다. 지난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일 년의 시간을 잃은 점을 고려하면 한미연합훈련은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해리스 전 대사는 “지금 훈련은 실제 병력이 투입되지 않고, 컴퓨터를 이용한 모의 훈련”이라며 “따라서 단순히 북한을 협상장으로 불러오기 위해 한미연합훈련을 포기하는 것은 헛수고다. 협상의 결과로서 한미연합훈련이 축소되는 것이라면 완벽하지만, 협상도 하기 전에 (훈련을) 취소하는 것은 큰 실수”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미연합훈련이 북미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희미한 가능성만으로 한미 양국이 어떤 비상사태에 대비할 준비를 못 하게 할 수는 없다”며 “만약 북한이 일 년 전, 아니면 6개월 전, 심지어 두 달 전에라도 협상 제안에 응했다면, 한미연합훈련의 규모나 범위 등을 줄이거나 바꾸는 논의를 할 수 있었겠지만 북한이 대화 테이블에 나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해리스 전 대사는 “북한은 계속해서 연락통신선에 응답하지 않았다. 내가 볼 때 북한은 협상에 진지하게 임하는 게 아닌 것 같다”며 “이는 북한의 예측 불가능성을 보여 준다. 그럴수록 한미 양국이 북한의 도발에 대응할 수 있는 군사적 능력을 갖추기 위해 함께 훈련해야 하는 절대적 필요성이 강조된다”고 말했다.

한미연합훈련 이후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해선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본다”며 “북한은 북한의 할 일을 할 것이고, 우리는 한국을 지키기 위한 조약의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우리의 할 일을 해야 한다.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해서도 대응 태세를 갖추지 못하게 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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