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승리 징역 3년…"라멘 비법 알려준 日재벌에도 성매매 알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그룹 빅뱅 전 멤버 승리. 뉴스1

그룹 빅뱅 전 멤버 승리. 뉴스1

12일 지상작전사령부 보통군사법원(재판장 대령 황민제)에서 징역 3년에 11억 5690만원 추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승리(31·본명 이승현)는 그동안 재판 과정에서 자신의 혐의 중 하나인 '성매매 알선'에 대해 완강히 부인해왔다. 군 검찰은 승리의 문자메시지 '잘 주는 애들'을 근거로 혐의를 주장했으나, 승리 측은 '잘 노는 애들'의 오타라고 항변해왔다.

그러나 이날 법원은 승리의 성매매 알선 혐의 상당부분을 인정했다. 법원은 승리가 2015년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 남긴 문자를 하나하나 짚으며 "단순 오타라고 볼 수 없다"고 했다. 그동안 알려진 승리의 성매매 알선 정황 외에도 다수의 사례를 들어 승리가 수 차례 성매매를 알선해 왔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현역 입대한 승리 자료사진. 연합뉴스

현역 입대한 승리 자료사진. 연합뉴스

"'잘 주는 애들' 오타 아니다"

법원은 2015년 12월 5일 승리가 남긴 카톡 메시지에 주목했다. 당시는 승리가 대만에서 온 손님에게 성매매 알선을 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때다. 이날 재판부에 따르면 승리는 2015년 12월 5일 23시38분께 '여자애들 불러줘 대만에서 손님 온 모양이야'라고 보냈다. 이틀 뒤인 7일 오후 12시31분께에는 '여자는 잘 주는 애들 보내라'라고 보냈고, 잠시 뒤인 다음날(8일) 오전 1시 40분에는 '내가 창녀들 준비하고 있으니 창녀 2명 오면 ○○이가 안내하고 호텔 방 잘 안내해줘'라고 보냈다.

'잘 주는 애들'이라는 문자에 대해 승리는 그동안 "아이폰의 자동완성 기능", "단순 오타"라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재판부는 "김○○ 유○○의 대화가 잘 이어진다"라며 "피고인은 경찰 참고인 조사에서 당시 '일본 나고야에서 생일파티를 하고 있어서 그런 메시지 주고받은 적 없다'고 진술했다가, 경찰 조사에서 대화 내용을 보여주니 단체방 내용 인정하며 '어떤 의미로 잘 주는 애들이라고 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또 이후 경찰에서 '잘 노는 애들의 오타로 추정된다'고 진술했고, 법정에선 '아이폰 자동완성'이라고 했는데 일관성 없고 신빙성 없다"고 했다.

승리의 진술번복과 대화의 흐름을 살필 때, 이를 단순한 오타로 볼 수 없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재판부는 "법정에서 인정된 사정 종합하면 대만인 방문 사실 알려주면서 피고인을 포함한 ○○, 권○○, 박○○ 성관계까지 확인되고, 유○○도 성매매 여성을 호텔로 보낸 점, 성매매 대금 4280만원을 유인석이 입금해준 점 등 유○○과 성매매 알선에 대한 암묵적 의사합치가 있다고 봄이 합당하다"라고 판시했다.

관련기사

빅뱅 멤버 승리가 2016년 창업한 외식업체 아오리라멘. 중앙포토·연합뉴스

빅뱅 멤버 승리가 2016년 창업한 외식업체 아오리라멘. 중앙포토·연합뉴스

"라멘 비법 알려줘 성매매 알선"

특히 이날 법원에서는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승리의 다른 성매매 알선 행각도 드러났다. 승리가 국내에서 벌인 일본식 라멘 사업체인 '아오리 라멘' 비법을 알려준 일본인 사업가에게까지 성매매를 알선했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재판부에 따르면 2015년 12월 25일 카톡방에서는 '선물 보내준다', '최고의 크리스마스, 첫 경험' 등 성매매를 암시하는 다수의 문자메시지가 오갔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단체방에 2015년 11월 27일 'A 회장 손님도 오시니 따로 준비하자, 받은 거 100배로 돌려드리자'라는 문자를 보낸 사실이 인정된다"라며 "이때부터 접대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승리는 이듬해인 2016년 아오리 라멘을 창업했다. 재판부는 "A씨가 육수 개발에 도움을 줬다"라며 "라면 사업에 A씨 역할이 큰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또 재판부는 "YG 카드로 3800만원 호텔비를 사용했고, 성매매를 몰랐다는 건 믿기 어렵다"고 봤다.

A씨는 일본 재벌의 후손으로, 현지에서는 유명인사다. 승리와는 절친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승리의 라멘사업에 A씨 역시 55억원을 투자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승리 측에 라멘 육수 개발을 도와주고, 승리는 성매매를 알선해줬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신의 주도 하에 일정을 계획했다"라며 "카톡 방에서 접대 상황을 일일이 공유 및 보고 받은 점, 성매매 여성들이 동원된 점, 피고인도 일본인과 성매매 자리에 함께 한 점 등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라고 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