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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급한데 노바백스 美 신청 또 연기...韓 4분기 접종될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수급의 불안정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하반기 수급에 큰 도움을 줄 거로 예상했던 모더나 백신이 앞서 공급 차질을 겪은 데 이어 노바백스 백신은 승인 절차가 늦어지면서 공급 시기가 여전히 불투명하다.

노바백스 미 FDA 신청, “10월 희망” 

영국 로이터통신 등이 5일(현지시간) 보도한 바에 따르면 노바백스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자사 백신의 긴급사용 승인 신청일을 또다시 4분기로 미뤘다. 스탠리 어크 최고경영자(CEO)는 백신 제조 공정의 일관성을 입증하기 위해 검증작업을 거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유를 밝혔다.

노바백스 코로나19 백신. AP=연합뉴스

노바백스 코로나19 백신. AP=연합뉴스

노바백스는 당초 지난 5월 중 미국과 유럽 규제 당국에 사용 승인을 신청할 거로 예상됐지만 생산 과정 차질 등의 이유로 3분기 안에 허가를 받겠다고 한 차례 연기한 바 있는데, 또다시 미룬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어크는 10월로 시기를 예상했지만, 날짜를 특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노바백스는 인도와 인도네시아, 필리핀에는 자료를 보내 허가 승인을 신청해놓은 상태다. 또 다국가 백신공동구매 연합 기구인 ‘코백스 퍼실리티’에 공급하려 이달 중 세계보건기구(WHO)에도 긴급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밖에 9월 중 영국, 이후 호주, 캐나다 등에도 수주 이내 신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규제당국 3개월째 사전 검토 중 

우리는 노바백스와 4000만회분(2000만명분) 선구매 계약을 맺었다. 경북 안동의 SK 바이오사이언스에서 생산키로 했다. 자연히 3분기에 집중적으로 물량이 풀려 백신 공급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정부는 그간 9월에 노바백스를 포함한 4200만회분 백신이 들어온다고 밝힌 바 있는데 승인 절차가 늦어지면 연내 접종이 어려워질 가능성도 있다.

일단 해외 승인과 별도로 규제 당국에서 지난 4월 말부터 사전검토를 하고 있다. 정식 허가 신청 전 업체가 제출한 품질, 비임상, 임상 등의 자료를 미리 검토해 허가 신청이 들어오면 심사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려는 것이다. 그런데 품질 자료 제출이 늦어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외국 허가가 중요한 게 아니라, 결국 자료 패키지가 핵심인데 진짜 필요한 자료는 아직 안 들어왔다”며 “되는대로 내겠다고 하는데, 속사정을 우리도 알 수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당초 이달 중으로 예상됐던 허가 신청도 언제할 지 안갯속이다. 미국, 유럽 허가 전이라도 자체적으로 검토해 품목허가할 수 있다는 게 규제 당국 입장이긴 하다. 하지만 일각에선 미국 등의 승인 없이 먼저 허가하는 게 현실적으로 부담스럽기 때문에 비슷한 시기로 보조를 맞출 것이란 전망도 있다. 4분기 가장 이른 10월에 신청한다 해도 통상 심사가 40일 소요된다는 걸 고려하면, 11월 중 허가가 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국가 출하심사 기간을 더하면 빨라야 11월말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더 늦어질 경우 노바백스 연내 접종이 빠듯할 수도 있다.

노바백스 백신. AFP=연합뉴스

노바백스 백신. AFP=연합뉴스

모더나 백신도 불안

정부는 일단 노바백스를 빼더라도 3·4분기 접종에는 무리가 없다고 자신했다. 홍정익 코로나19예방접종대응추진단 예방접종관리팀장은 6일 중앙방역대책본부 브리핑에서 “현재 1억 9300만회분의 도입이 예정돼 있다”며 “3분기 1·2차 접종에 대한 공급량은 충분하다”라고 말했다. 4분기 접종에 대해서도 “미접종자가 1차적으로 대상이 될 것이고, 검토하고 있는 소아·청소년, 임신부 이런 분들이 추가 대상자로 고려되고 있다”며 “규모를 정확하게 말할 수 없지만, 인구수로 따지면 1억만명분의 백신을 가지고 있어 노바백스 백신 2000만명분이 당장 들어오지 않더라도 4분기 접종에는 차질이 없다”고 말했다.

보건당국은 줄곧 공급량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한다. 하지만 전파력이 센 델타(인도)형 변이 바이러스가 이미 국내 우세종이 된 상황에서 접종 일정을 하루라도 당기려면 백신이 제때 수급되는 게 관건이다. 현재 매주 꼬박 들어오는 백신은 사실상 화이자뿐이다. 당초 하반기 주력 백신으로 꼽혔던 모더나 백신은 계속 불안정하다. 정부 계약물량은 4000만회분이다. 당초 정부는 모더나 2분기부터 들어올 예정이라고 했지만 7일 130만3000회분이 추가로 도착할 것까지 감안하면 도입된 양은 누적 245만5000회분에 그친다.

지난달 공급 일정 변경을 급작스럽게 통보하면서 50대 접종 백신이 화이자로 변경되고 접종 일정까지 조정되기도 했다. 전세계적인 델타 확산으로 부스터샷(추가접종) 수요가 높아지는 가운데, 이런 혼란이 재연되지 않을 거란 보장이 없다. 이런 가운데 5일 모더나는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2021년 생산능력이 제한돼 있다며 올해 목표로 삼은 8억~10억회분 백신 이상을 생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2021년 추가 주문은 받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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