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덕' 회사원 집에 총기 12정…'맥주캔 박살' 고스트건 제조

중앙일보

입력 2021.07.29 11:22

업데이트 2021.07.29 11:33

경찰이 A씨가 만든 총기로 격발시험을 한 결과 실제 총기와 동일한 성능을 보였다. 사진 인천경찰청 제공

경찰이 A씨가 만든 총기로 격발시험을 한 결과 실제 총기와 동일한 성능을 보였다. 사진 인천경찰청 제공

수도권에 사는 A씨(40대)는 평소 총기 소지를 꿈꿨다. ‘밀덕’(군사 애호가)의 바람이었다. 그러나 허가 없이 총기 소지를 금하는 국내에선 쉽지 않았다. 그는 포기하지 않고 해외 부품 반입이라는 우회로를 노렸다. 해외 인터넷 사이트에서 총기 관련 서적을 사고 탄창 등 총기 부품을 낱개로 하나씩 주문했다. 세관에는 다른 물품으로 허위신고했다.

그렇게 지난해 3월부터 올해 4월까지 수많은 부품이 총 60여회에 걸쳐 바다를 건너왔고, A씨의 손을 거쳐 그럴듯한 총기로 탈바꿈했다. 일련번호가 없어 추적이 어려운 이른바 ‘고스트 건’이었다.

완전범죄를 꿈꿨지만, 꼬리가 길었다. A씨의 계속된 반입을 수상히 여긴 인천본부세관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것이다. 추적을 시작한 경찰은 A씨의 자택, 차량, 직장 사무실 등에서 권총 7정과 소총 5정을 발견하고 A씨를 체포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A씨가 만든 총기는 실제 총기와 같은 성능을 보였다. 격발시험에서도 맥주캔 더미를 손쉽게 관통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취미생활로 총기를 만들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씨가 다량의 총기를 소지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인천공항경찰단은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A씨를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29일 밝혔다.

현역 군인 가담한 총기 제작·판매단

경찰이 A씨의 자택 등에서 압수한 총기류 사진 인천공항경찰단 제공

경찰이 A씨의 자택 등에서 압수한 총기류 사진 인천공항경찰단 제공

지난달엔 미국에서 부품을 몰래 들여와 실제 총기와 비슷한 성능의 총기로 만들어 판매한 일당이 경찰에 적발되기도 했다.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B씨 등은 지난해 3월부터 미국 총기 사이트에서 구매한 총기 부품을 국내로 몰래 들여온 뒤 국내 모의 총기 부품과 결합해 권총과 소총 등으로 만들었다.

인터넷 카페 동호회원인 이들은 금속탐지로 군부대 인근에서 유류된 실탄을 수집하거나, 화약 모형 탄을 이용해 사격 연습을 했다. 당시 총기 부품을 자동차 부품이나 장난감 부품인 것처럼 거짓 신고해 수입통관 절차를 피했지만, 덜미를 잡혔다. 현역 부사관도 총기 제작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세관에도 해외에서 들여오는 화물에 대한 통관 검색 강화를 요청했다”며 “총기류 밀반입을 차단할 수 있도록 공항이나 세관 등 관계기관과 단속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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