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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AI 주도 미래전쟁선 미국과 해볼 만” 판단

중앙일보

입력 2021.07.28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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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시진핑의 ‘강군몽’ 

이상국 한국국방연구원·국제전략연구실장

이상국 한국국방연구원·국제전략연구실장

미·중 경쟁은 현재 기술패권 다툼 양상을 보인다. 그러나 궁극적인 승부는 군사력의 우열에서 가려질 공산이 크다. 다음 달 1일 건군 94주년을 맞는 중국 인민해방군은 강군몽(强軍夢)을 주창하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독려 아래 미군 따라잡기에 안간힘이다. 특히 인공지능(AI)과 기계가 주도하게 될 2035년 이후의 미래 전쟁에선 내심 해볼 만하다는 판단도 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글로벌 AI 강군’을 꾀하는 중국 인민해방군의 움직임을 살펴본다.

육·해·공 전통전쟁선 미국에 패해
2035년 후 기계주도 미래전쟁은
미국과 격차 좁혀 대등한 수준에
한국도 인재 투자로 대비 나서야

1927년 남창봉기(南昌起義)를 계기로 창건한 중국 홍군(紅軍, 인민해방군 전신)은 오랜 기간 ‘좁쌀과 소총(小米加步槍)’으로 상징되는 열악한 전투 장비에 의존해 혁명투쟁을 전개했다. 4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이후 마오쩌둥(毛澤東) 통치 시기까지 중국군은 비록 핵무기 개발엔 성공했지만, 이데올로기 열정에 매몰되고 상시적인 전쟁 대비 등으로 인해 재래식 무기의 현대화를 추진할 수는 없었다.

79년 개혁개방 이후 30여년간 중국군은 경제가 견실해질 때까지 도광양회(韜光養晦, 어둠 속에서 조용히 힘을 기름)의 길을 걸어야 했다. 이 시기 중국군은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등 일부 비대칭 무기를 제외하곤 눈에 띄는 발전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나 2008년 뉴욕발 금융위기와 함께 미국의 상대적 쇠퇴가 선명해지자 중국군의 현대화는 공개적인 형태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2012년 시진핑 집권 이후 행보가 빠르다. 다양한 미사일 개발 및 항공모함 건조는 물론 현대적인 전투기·수상함 등을 대량 생산하고 있다. 눈여겨볼 건 중국군이 강군몽 구상 아래 광범위한 제도개혁을 이뤘다는 점이다. 세계를 시야에 둔 신(新)군사전략 마련, ‘정보화 전쟁 승리, 정보화 군대 건설’의 공식화, 실전에 초점을 맞춘 군 상부구조 개혁 및 중앙군사위원회 조직 개편, 상시적인 합동작전지휘센터 운용, 5대 전구(戰區) 설치, 육군사령부 독립과 우주사이버 전문의 전략지원부대 설치 등 한둘이 아니다.

중국 해군이 중국 최초의 항공모함 랴오닝함 갑판 위에 대열을 맞춰 ‘중국몽(中國夢)’과 ‘강군몽(强軍夢)’을 표현하고 있다. [중국군망 캡처]

중국 해군이 중국 최초의 항공모함 랴오닝함 갑판 위에 대열을 맞춰 ‘중국몽(中國夢)’과 ‘강군몽(强軍夢)’을 표현하고 있다. [중국군망 캡처]

중국군은 이를 발판으로 현재 근해 및 서태평양을 넘어 원양에서 그 존재감을 강화해가고 있다. 그리고 2020년 중국군은 새로운 3단계 발전 전략을 설정하고 미래 인공지능시대의 전쟁 승리와 글로벌 강군 건설을 위해 ‘기계화·정보화·지능화 융합 발전’에 매진하고 있다.

물론 이 같은 지속적인 군사 현대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국군의 전체적인 실력은 미군에 미치지 못한다. 미 군비통제비확산센터에 따르면 중국은 국방비 지출 규모와 핵탄두, 재래식 전력, 항공모함, 해외기지 등 제반 영역에서 미국에 밀린다. 이는 육·해·공 전통의 전장 공간에서 글로벌 차원의 대규모 전쟁이 발생하면 미군이 우세하다는 걸 말한다.

중국 군사전문지가 소개한 중국 신형 항모 중심의 함대에 스텔스기가 가세한 상상도 [사진 웨이보]

중국 군사전문지가 소개한 중국 신형 항모 중심의 함대에 스텔스기가 가세한 상상도 [사진 웨이보]

그렇다면 미군이 중국 주변의 안보 이슈에서도 압도적인 우위에 있을까? 미군 전문가들은 그렇지 않다는 입장이다. 지난 3월 미 싱크탱크 랜드연구소의 데이비드 오크매넥 선임연구원은 대만해협 ‘워 게임(war game)’에서 미군이 패배한다는 분석 결과를 소개했다. 그는 전쟁 개시 불과 몇 분 만에 대만 공군이 전멸하고, 태평양 지역의 미 공군 기지들이 공격을 받으며, 미 전함과 전투기는 중국의 장거리 미사일에 의해 저지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은 전혀 엉뚱한 소리는 아니다. 중국군은 역내 상황 발생 시 중국 본토, 근해(우리의 원해), 원해(우리의 원양)에 전개된 병력의 합동작전으로 대응한다. 그런데 해상과 대(對)잠수함 작전능력의 한계, 주변국 공군력의 향상 등으로 중국군은 본토 병력에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중국군은 우주작전, 사이버 전자전 등으로 상대방의 지휘통제 시스템과 국가의 핵심 기능을 마비시킨 이후 주요 전략거점을 미사일로 정밀 타격함으로써 상대의 전쟁 수행 의지를 무력화시켜 전쟁의 승기를 잡으려 할 것이다.

이것이 미국도 두려워하는 중국의 전쟁체계 마비전이다. 지금의 해·공군 훈련은 미·중 전략경쟁에서 자국의 의지와 결심을 보여주기 위한 차원이다. 한편 중국군은 미사일 부대를 동원해 해상 및 공중으로부터의 강대국 개입을 차단할 것이다. 이 경우 미군의 전략전술 통신의 인공위성에 대한 절대적 의존은 아킬레스건이 된다. 미 CSIS의 우주위협평가 2021년 자료가 적시하는 중국군의 우주-사이버전 능력은 이를 잘 보여준다. 이 때문에 중국군은 지역 안보 이슈에서는 일정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15~30년 이후 미래 글로벌 군사경쟁은 또 어떻게 될까? 전투기와 항공모함 등 재래식 군사력, 해외 군사기지, 글로벌 군사정보통신 네트워크, 실전경험 요인 등을 따져보면 중국의 ‘세계 일류 군대 건설’ 구상은 무모한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 사람이 주도하는 육·해·공 위주의 작전이 특징인 전통적인 전쟁이 계속되는 한 중국의 강군몽은 실현되기 어렵다.

지난 5월 남중국해를 지나는 미 핵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함. [사진 미 해군]

지난 5월 남중국해를 지나는 미 핵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함. [사진 미 해군]

그러나 지금과 크게 다를 2035년 이후의 미래 전쟁환경은 중국에 기회다. 우선 미래 전쟁은 인공지능과 기계가 주도해 나갈 것으로, 중국으로선 해볼 만하다는 판단이다. 중국은 지난 10년간 AI 특허 출원이 세계의 74.4%를 차지하고, 세계 드론 시장도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으며, 연속 8년 세계 최대의 산업용 로봇 생산 국가이기도 하다.

또 미래 전쟁은 기존의 육·해·공은 물론 심해와 우주를 포함하는 물리 공간의 통합, 현실 세계와 가상세계의 통합 환경에서 진행될 전망으로 중국군은 이에 대비해 이미 ‘평행군사체계’ 등 다양한 군사이론을 발전시키고 있고 기술력도 상당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중국은 2035년경까지 육·해·공, 우주 통합의 글로벌 정보통신네트워크를 구축할 전망으로 이 영역에서 미·중 격차는 곧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국은 세계 5세대 통신의 30% 이상의 특허를 보유 중이다. 6세대 통신기술도 선두를 달리고 있어서 현실세계와 가상세계 및 물리역(생물역)·정보역·인지역·사회역을 통합한 실시간 작전환경을 가장 높은 수준에서 구축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중국은 최근 국방연구소와 교육기관을 대대적으로 개편해 수만 명의 교수와 연구 인력을 새롭게 충원했다. 결국 중국은 미래 AI를 기반으로 한 전 영역통합전시대의 잠재적 전쟁능력 차원에서 미국과 선두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다면 중국의 군사적 부상과 AI와 기계가 주도하는 전쟁 시대를 맞아 한국의 안보는 어떻게 지켜나가야 하나. 그 해답은 AI와 기계, 군대보다는 오히려 인간과 민간, 정치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로선 우선 한중 전략관계의 안정적 관리가 필수적이다. 다음으로 미래 전쟁은 쉼 없는 기술개발 전쟁으로 인재 없이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미래전은 AI를 중심으로 빅데이터, 클라우드, 사물인터넷, 양자정보통신, 합성생물기술, 뇌공학, 사회시뮬레이션기술의 발전이 좌우할 것이다. 그런데 이들 기술의 발전은 주로 민간 시장이 주도하고 있고 발전 속도도 가속화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군 일방의 판단과 신무기 도입 중심의 기존 방식으론 변화무쌍하고 다양한 안보 위협에 대응할 수 없다.

AI 시대 국가안보는 핵심 과학기술의 끝없는 발전과 신속한 전력화, 급변하는 상황에 대해 기민한 대응을 가능하게 하는 제도와 시스템 구축 여부에 달려있다. 그리고 물리역과 정보역·인지역·사회역 통합 안보환경은 민간과 군, 전시와 평시의 경계를 약화시킨다. 결국 공학과 생물학, 사회과학의 융합형 인재 양성과 안정적인 공급이 절박하다.

키워드
물리역(物理域)
군사적 교전 등이 발생하는 육·해·공, 우주 4개 차원의 지리적 공간역

정보역(情報域)
정보를 생산, 조직, 처리, 공유하는 정보 유통역

인지역(認知域)
개별 또는 집단의 정찰, 이해, 의사결정, 결심, 평가 중의 사유 인식역

사회역(社會域)
집단 내부 또는 집단 간 상호작용, 의사결정 등이 이뤄지는 사회 활동역

중국군 3단계 발전 구상과 대만해협 전쟁 가능성
중국의 3세대 지도자 장쩌민(江澤民) 시기 이래 중국군은 3단계 군사력 발전 노선을 견지해 왔다. 1단계는 2020년까지 기계화·정보화 건설에서 중대한 진전을 이루고, 전략 능력을 크게 제고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2단계는 2035년까지로 군사이론의 현대화, 군대조직 형태의 현대화, 군사인력의 현대화, 무기 장비의 현대화를 전면적으로 추진해 국방과 군대의 현대화를 기본적으로 실현하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3단계는 21세기 중엽까지로 세계 일류 군대 건설이다.

이후 2020년에 이르러 중공당 중앙은 새로운 3단계 발전전략을 제시했다. 국방 현대화의 가속화를 통한 부국과 강군의 통일 실현 차원에서 2027년 건군 100주년의 목표를 새롭게 추가했다. 이에 따라 중국군은 2027년 건군 100주년 목표 실현, 2035년 군 현대화 기본 실현, 21세기 중엽 세계 일류 군대 건설이라는 단기·중기·장기 발전 목표를 새롭게 설정했다.

최근 대만 문제를 둘러싼 미·중의 빈번한 군사 활동으로 미·중 무력 충돌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중국 전문가들은 중국을 전쟁에 끌어들여 중국의 지속적인 발전과 전략적 부상을 저지하기 위한 미국 일각의 술수로 인식하고 경계하는 눈치다. 이들은 대만 통일은 반드시 해야 하지만 글로벌 강국 건설과 국제구도를 우선시하면서 대만 문제를 다루겠다는 입장이다. 미국도 대만 독립을 지지하는 건 아니란 입장을 계속 밝히고 있다. 따라서 대만 정부의 독립 선언 같은 행동이 없는 한 대만해협 전쟁은 없다. 대만을 둘러싼 미·중 군사활동은 강대국 전략 경쟁에서 기가 꺾이지 않기 위한 힘겨루기 성격이 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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