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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홍보대사 할 생각 있나요" 양궁선수들 빵 터트린 질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양궁 안산이 25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양궁 여자단체전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브이를 표시하고 있다.[뉴스1]

양궁 안산이 25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양궁 여자단체전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브이를 표시하고 있다.[뉴스1]

“언니는 (안)솔, 남동생은 (안)결이에요. 엄마가 ‘소나무 산의 바람결’이란 뜻으로 지어줬어요. 한자는 뫼 산(山)에요.”

도쿄올림픽 양궁 2관왕 안산 이름 뜻은

올림픽 여자양궁 단체전 9연패 선봉에 선 안산(20). 시상식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안산에게 ‘경기도 안산 홍보대사 할 생각 있느냐’는 재미있는 질문이 나왔다. 옆에서 듣고 있던 강채영이 빵 터졌다. 안산은 “저 안산 한 번도 안 가봤어요”라면서 자신의 이름에 얽힌 사연을 들려줬다.

한국 여자양궁대표팀은 25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단체전 결승에서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를 꺾었다. 한국여자양궁은 1988년 서울 대회부터 올림픽 단체전 9연패를 달성했다. 안산은 “(9연패는) 전무한 기록이다. 우리가 팀으로 단체전에 대한 욕망과 목표가 있었기에 이뤄냈다”고 했다.

첫 주자 안산이 바람을 지배했다. 전날 이 곳에서 혼성전을 치렀던 안산이 먼저 쏘고 바람 방향 등을 알려줬다. 어제는 얼음처럼 냉정했지만, 오늘은 유난히 웃는 표정이 카메라에 자주 잡혔다. 여자대표팀 막내지만 언니들을 이끌었다.

강채영은 “훈련하면서 순번을 바꾸면서 했다. 그 중 안산 선수가 1번에서 짧게 강하게 쏘는 장점이 있다. 2번으로 내가 중간, 3번으로 민희가 마무리하는 방식이었다”며 “셋 다 특별한 꿈은 안 꿨다. (안)산 선수가 (어제) 마무리하고 늦게 와서 좋은 꿈꾸고 내일 보자고 했다”고 했다.

사실 안산은 전날 도핑테스트 때문에 오후 9시가 넘어서까지 양궁장에 있어야 했다. 폭염 탓에 장시간 경기하다 보니 화장실을 가는데도 어려움이 있었고, 조직위원회 측의 일처리도 조금 늦었다. 안산은 “솔직히 지쳤는데 오늘 오전에 경기가 없었다. 짧게 푹 자서 좋은 컨디션이었다”고 했다.

양궁국가대표 안산, 장민희, 강채영 선수가 25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양궁단체 결승전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도쿄=사진공동취재단B

양궁국가대표 안산, 장민희, 강채영 선수가 25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양궁단체 결승전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도쿄=사진공동취재단B

세 선수는 이날 화살을 쏜 뒤 엄지를 맞대는 ‘엄지척 세리머니’를 했다. 연습 때부터 “서로 잘했다고 엄지척 해주자”고 약속했다. 한국에서 일본으로 귀화한 하야카와 렌(엄혜련)도 안산을 향해 ‘엄지척’했다. 렌은 이날 믹스트존에서 “몇 년 전부터 광주시와 연합해 연습을 가고는 했다. 안산은 너무 멋있죠. 고등학교 때부터 ‘와~’ 하며 박수만 나왔다. 쏘는 것만 봐도 박수 치고 보죠”라고 했다. 렌은 이날 도쿄올림픽 일본대표팀 여자단체전 8강을 이끌었다.

안산은 “시합 때 혼잣말을 자주 한다. ‘잘해왔고, 잘하고 있고, 잘할 수 있다’고 말해왔다. 이번 경기에는 ‘할 수 있다, 해냈다를 이뤄내보자’고 했다”고 말했다.

안산은 한국 여자양궁 9연패 비결에 대해 “냉정한 선발과정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했다. 안산은 혼성전과 단체전에 이어 개인전까지 3관왕이 가능하다. 하지만 안산은 “내 목표는 단체전 금이다. 개인전 욕심은 없고, 운에 맡기겠다. 제가 원하는 목표를 다 이뤄서 후회없이 즐기면서 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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