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윳값 2400원 주유소도 나왔다"…3년만에 평균 1600원 돌파

중앙일보

입력 2021.07.04 16:55

업데이트 2021.07.04 18:04

4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유가 정보가 표시되어 있다. [뉴스1]

4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유가 정보가 표시되어 있다. [뉴스1]

기름값이 무섭게 치솟고 있다.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격이 2년 9개월 만에 1600원을 넘어섰다. 9주 연속 오름세다. 4일 서울 중구의 한 주유소에서는 리터당 2400원대 가격표가 등장했고 휘발유 평균가격이 2000원을 돌파하는 건 시간문제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유가정보 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4일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610.63원으로 전날보다 0.68원 올랐다. 이날 서울 중구의 한 주유소에서는 리터당 휘발유가로 2400원을 내걸었다. 또 강남, 용산 등 일부 지역에서도 휘발윳값이 2000원을 넘어섰다. 이에 앞서 6월 다섯째 주(6월 27일~7월 3일)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판매가격은 전주 대비 13.5원 오른 리터당 1600.9원을 기록했다. 휘발유 평균 가격이 1600원을 넘은 것은 2018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휴가·항공 수요로 2000원 넘을 듯”

주유소 제품별 평균 판매가격.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주유소 제품별 평균 판매가격.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전문가들은 최근 석유 수요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한데 반해 공급은 이에 미치지 못해 국제유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4월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배럴당 마이너스 37달러를 기록했던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지난 2일 배럴당 75달러(8월 거래 선물)까지 상승했다. 1년 2개월 사이 국제유가의 등락폭이 배럴당 100달러 이상을 기록한 것이다.

석유업계는 국제유가가 2014년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넘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석유공사는 “미국의 경제지표가 양호해 석유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 산유국의 증산은 예상보다 더디고 미국 원유재고도 감소하고 있다. 게다가 이란 핵 협상이 장기화하고 있어 이란산 원유 공급 가능성이 낮아 국제유가 상승세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휘발유 가격은 2~3주의 시차를 두고 국제유가를 따라 오르내린다. 국내에서도 여름철 여행 성수기를 맞아 휘발유 수요가 늘고 항공유 수요가 회복되면 휘발유 가격 강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휘발유 평균 가격이 2000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예측이 힘을 얻는 이유다.

"OPEC+ 증산하면 100달러 아래서 안정"    

국제유가 추이.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국제유가 추이.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다만 국제유가가 안정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가장 큰 변수는 석유수출기구(OPEC)와 비OPEC 산유국으로 구성된 OPEC 플러스(+)의 행보다. OPEC+는 당초 2일(현지시간) 감산 완화 논의 등을 놓고 결론을 짓기로 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5일 추가 회의를 결정했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UAE)를 제외한 주요 산유국은 올해 8월부터 12월까지 매달 하루 40만 배럴가량의 감산 완화에 잠정 합의했다. 이는 연말까지 하루 200만 배럴의 원유를 추가로 증산하겠다는 의미다. 다만 OPEC+는 만장일치 합의를 원칙으로 하고 있어 UAE와의 의견 조율이 증산 여부를 좌우할 전망이다.

‘유가 100달러 시대’가 다소 앞서간 예측이라는 분석도 있다. 앞서 지난달 산업통상자원부 주재로 열린 국제유가전문가협의회에서는 올해 연평균 국제 유가가 배럴당 64~69달러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회의에 참석한 오정석 국제금융센터 부장은 “현재의 수급 여건으로는 국제유가가 80달러 이상으로 오를 가능성은 있지만 100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조상범 대한석유협회 팀장은 “OPEC+에서 감산 완화 메시지가 나오거나 유가에 영향을 주는 제재를 완화할 경우 국제유가가 다시 안정세로 돌아설 것"이라며 “미국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셰일업체에 대한 신규 투자가 제한되면서 생산 확대가 어려워지는 등 유가 상승 요인도 여전히 공존하기 때문에 국내 휘발유 가격 동향도 쉽게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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