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정치검사 등장 참담” 야당 “직설적 화법 인상적”

중앙일보

입력 2021.06.30 00:03

업데이트 2021.06.30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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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윤 전 총장이 대선 출마선언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는 모습. 이날 출정식에는 국민의힘 의원 20여 명이 참석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 전 총장이 대선 출마선언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는 모습. 이날 출정식에는 국민의힘 의원 20여 명이 참석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29일 대선 출마 선언에 여야 반응은 극과 극으로 갈렸다. 더불어민주당에선 “연성 쿠데타”(이광재 의원), “극우적 역사인식의 소유자”(우원식 의원) 등 격한 반응이 쏟아졌다. 반면에 국민의힘에선 “국민들과 뜻이 일치하는 선언” “하루빨리 입당하라” 등 환영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송영길 “우리가 얼마나 미웠으면
국민들이 검사출신 지지하겠나”

국민의힘 “윤, 하루빨리 입당하라”
당 일각 “밋밋하고 버벅거리기도”

민주당 주요 인사들은 평생 검사로 지낸 윤 전 총장의 한계와 전직 검찰총장의 대선 출마로 인한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훼손을 지적하는 주장을 쏟아냈다. 대선주자들이 앞장섰다.

이낙연 전 대표는 윤 전 총장 대선 출마선언에 대해 “국정 비전이 뭔지 드러나지 않은 선언이었다. 준비 부족을 드러낸 게 아니길 바란다”고 혹평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더 거칠었다. 그는 “문재인 정부 공직자로 검찰총장을 했는데 사표 내고 정부 비판만 하는 건 자기부정”이라고 비판했다. 이광재 의원은 “윤 전 총장의 ‘연성 쿠데타’는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란 입장문을 내고 “‘윤면수심’ 윤 전 총장이 결국 검찰독재 시대의 단꿈을 버리지 못했다. 정치군인도 모자라 정치검사가 등장하는 참담한 순간”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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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지도부도 윤 전 총장의 ‘검사 정체성’을 문제 삼았다. 송영길 대표는 “대통령은 미래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 평생 검사만 한 분이 바로 대통령 되는 것은 동서고금에서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우리가 얼마나 미웠으면 국민들께서 특수부 검사로 평생을 보낸 분을 대선주자로서 이렇게 지지하겠느냐. 우리가 반성해야 한다”는 말도 남겼다. 친문 그룹 의원들은 “윤 전 총장의 미래는 황교안”(강병원 최고위원), “한 시간의 동문서답 횡설수설”(박주민 의원), “태극기부대, 극우 인사의 영혼 없는 대독”(정청래 의원) 등 격한 감정을 드러냈다.

국민의힘 반응은 180도 달랐다. 이준석 대표는 윤 전 총장의 기자회견 직후 페이스북에 “훌륭한 연설”이라고 썼다. “누구를 위해 정치를 하는지가 담겨 있고 애매모호한 화법이 아니라 직설적이고 구체적인 화법이 인상적”이라고 호평했다.

“속히 국민의힘에 입당해 시너지를 내자”는 주장도 나왔다. 권성동 의원은 통화에서 “국민의 가려운 곳을 정확히 짚어서 임팩트 있게 잘했다”며 “중도 외연 확장을 한 뒤 우리 당에 입당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했다”고 평가했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하태경 의원도 “(윤 전 총장이) 자유민주주의, 공정과 상식, 인권과 법치의 원칙을 강조하면서 경제적 기초와 교육의 기회, 연대와 책임 등 공화적 가치도 주목했다”며 “바로 국민의힘이 추구하는 가치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하루빨리 입당해 선의의 경쟁을 통해 시너지를 만들어내자”고 촉구했다.

다만 국민의힘 일각에선 윤 전 총장의 메시지가 “너무 밋밋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익명을 원한 한 국민의힘 의원은 “로켓에 비유하면 대기권 저항을 뚫고 뛰어오르는 2차 추진력을 보여줬어야 했는데 밋밋했다. 질의응답 때 버벅거리는 모습에서 정치근육이 별로 없다고 느꼈다”고 평가했다.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도 “말투나 내용에서 확신과 자신감이 부족해 보였다”고 말했다.

한영익·성지원·남수현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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