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처에 고통 주려 두 딸 살해뒤 바다에 버렸다…스페인 발칵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언니 안나 올리비아(6·왼쪽)와 동생 안나(1). 데일리메일 캡처

언니 안나 올리비아(6·왼쪽)와 동생 안나(1). 데일리메일 캡처

스페인에서 30대 남성이 어린 두 딸을 살해한 뒤 바다에 잔혹하게 유기하고 도주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스페인 국민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고 영국 데일리메일·로이터통신 등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스페인 경찰은 토마스 기메노(37)라는 스페인 남성이 지난 4월 27일 스페인 테네리페 섬 인근 자택에서 6살과 1살인 어린 두 딸에게 수면제를 먹여 살해한 뒤 가방 2개에 딸들의 시신을 스포츠 가방에 넣어 인근 바다에 유기했다. 기메노는 가방에 선박용 닻을 달아 바다에 버린 것으로 확인됐다.

11일(현지시간) 스페인 테네리페에서 한 소녀가 실종된 소녀들을 추모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11일(현지시간) 스페인 테네리페에서 한 소녀가 실종된 소녀들을 추모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스페인 경찰은 기메노가 딸들을 살해·유기한 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지만 도주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살인 혐의로 국제수배령을 내렸다.

법원은 “피의자가 두 딸을 양육한 그의 이혼한 전 부인에게 참혹한 고통을 주기 위해 범행을 계획했다”고 밝혔다. 기메노의 전처 베아트리츠 짐머만은 기메노가 자신에게 “다시는 딸들을 만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었다”고 증언했다.

두 딸 중 언니의 시신은 지난 10일 해역을 떠다니던 피의자의 보트 근처 수심 1㎞ 지점에서 추가 달린 스포츠 가방에 담긴 채 발견됐다. 또 다른 가방도 발견됐지만 동생의 시신은 들어있지 않았다고 법원은 밝혔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모든 스페인 국민이 충격받았고, 상상할 수 없는 고통에 시달리고 있을 유족들에게 위로를 전한다”고 밝혔다.

산타크루스의 호세 마누엘 버뮤데즈 시장은 “끔찍하고 황량한 느낌을 표현할 방법이 없다. 아이들의 어머니가 받을 고통과 산타크루스의 모든 주민들이 받은 충격에 대해 연대하겠다”고 말했다.

이 사건이 알려지며 스페인 전역에선 천륜을 저버린 잔혹한 범죄를 규탄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