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CNN·아마존 홈페이지 먹통된 원인은 클라우드 '업데이트 오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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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조지아주 애틀란타에 위치한 CNN 본사. [AP=연합뉴스]

미 조지아주 애틀란타에 위치한 CNN 본사. [AP=연합뉴스]

지난 8일(현지시간) 각국 정부와 주요 언론사의 홈페이지가 동시다발적으로 마비된 것은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 ‘패스틀리(Fastly)’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과정에서 발생한 오류 때문으로 드러났다.

9일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패스틀리 측은 “고객 업체 중 한 곳이 서비스 환경 설정을 변경하면서 생긴 오류가 광범위한 네트워크 접속 장애를 일으켰다”고 밝혔다.

닉 락웰 패스틀리 수석 엔지니어는 “지난 5월 12일 고객들에게 배포한 소프트웨어 속에 특정 상황, 특정 업체에서 유발될 수 있는 버그가 숨어있던 것이 확인됐다”면서 “이 버그는 8일 오전까지 휴면 상태에 있다가 설정 변경 중 노출돼 문제를 일으켰다”고 밝혔다.

패스틀리측은 사태를 방지하지 못한 책임을 인정했다. 다만 “1분 이내에 문제를 파악했고, 49분 이내에 원인을 찾아 오류를 잡아 네트워크의 95%를 복구했다”면서 “재발 방지를 위해 수정 소프트웨어를 배포해 숨겨진 버그를 찾지 못한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CNN 홈페이지 다운으로 인한 오류 화면. [CNN 홈페이지 캡처]

CNN 홈페이지 다운으로 인한 오류 화면. [CNN 홈페이지 캡처]

이번 사태는 지난 8일 한국 시간 오후 7시를 전후해 전 세계 정부기관, 언론사, 전자상거래업체 등에서 발생했다. 백악관은 물론이고, 미국 뉴욕타임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아마존까지 각 업체 홈페이지가 먹통이 됐다. 대부분이 30분~1시간 이내에 정상으로 돌아왔지만, 일부는 한 시간 이상 접속이 안 돼 혼란이 빚어졌다.

패스틀리는 전 세계 주요 거점에 중간 서버를 만들어 이용자와 가장 가까운 서버로 접속하도록 하는 ‘콘텐트 전송 네트워크’(CDN) 서비스를 한다. 서버 하나로 전 세계에 데이터를 전송하는 ‘중앙 집중식 네트워크’보다 빠르고 안정적으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어 글로벌 규모의 서비스를 다루는 기업과 기관이 CDN을 사용하고 있다.

8일(현지시간) 미국 클라우스 서비스 업체 패스틀리 홈페이지에는 이번 사태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겠다는 공지가 올라왔다. [패스틀리 홈페이지 캡처]

8일(현지시간) 미국 클라우스 서비스 업체 패스틀리 홈페이지에는 이번 사태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겠다는 공지가 올라왔다. [패스틀리 홈페이지 캡처]

시스템은 빠르게 복구됐지만 후폭풍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아마존의 경우 피해액이 최대 3200만 달러로 추산돼 대규모 손해배상청구 소송 가능성도 있다고 BBC는 전했다.

또한 중간 서버에 고객 콘텐트를 한꺼번에 보관하는 클라우드 서비스의 특성상 언제든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도 잇따르고 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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