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해태독주」막을 묘방은 없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해태가 또 우승을 안은 1일 밤 각 팀 관계자들은 축배의 잔을 맞잡으면서도 뭔가 아쉬운 뒷맛을 지우지 못하는 감정들이었다.
원년인 82년 OB가 첫 우승을 차지한 이후 89년에 이르기까지 84년 롯데, 85년 삼성에만 한차례씩 기회가 갔을 뿐 나머지 5번을 모두 해태가 우승을 휩쓴 지나친 편중에 대해 깊은 생각들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해태가 나머지 6개 구단을 압도하면서 한국시리즈 4연패의 위업을 달성할 수 있었던 요인은 ▲열화 같은 팬들의 성원 ▲구단프런트(운영요원)와 선수단의 완벽한 조화 ▲김응룡(김응룡)감독을 중심으로 한 전 선수단의 질긴 승부욕을 꼽을 수 있다.
여기에다 투·타의 훌륭한 재목감들이 속속 배출됨으로써 김봉연(김봉연) 김준환(김준환)등 1세대의 스타들이 퇴장한 후에도 계속적인 전력보완이 가능, 연승을 이룩할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올 시즌 65승51패(승률5할5푼8리)로 2위를 기록한 해태는 투수력에서 국내 최고의 투수인 선동렬(선동렬·21승)을 포함, 이강철(이강철·15승) 조계현(조계현·7승) 신동수(신동수·9승) 문희수(문희수·6승) 이광우(이광우·5승)등을 보유, 철벽마운드를 구축하고 있으며 타력에서도 3관왕인 김성한(김성한) 박철우(박철우·타격3위) 한대화(한대화)등 중심타선이 프로야구 최강의 폭발력을 과시하고 있다.
투·타에서 7개 구단 중 으뜸의 전력을 보유한 해태는 특히 선수 개별적인 능력에서 타 구단을 압도하고있어 단기전인 한국시리즈에서는 더욱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
따라서 해태를 꺾기 위해서는 투·타에서 비슷한 전력을 갖추 수 있는 장기적인 선수발굴이 절실히 요망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현재 해태에 맞설만한 전력을 보유했다고 평가된 빙그레가 이번 시리즈에서 4승1패로 완패당한 것은 한희민(한희민) 이정훈(이정훈) 김낙기(김낙기) 등 주전선수들이 부상한데다 선동렬과 같은 방어율 1점대 미만의 완벽한 「승리용 투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빙그레 김영덕(김영덕)감독도 『투·타 및 작전싸움에서 모두 패했다』고 실토할 만큼 막강한 해태의 힘에 맞설 힘의 구축이 해태전 필승을 위한 급선무라는 것이다.
전문가들 중 90년 시즌해태에 맞설만한 전력보강이 가능한 구단으로 빙그레와 롯데를 꼽는 사람이 많다.
올 시즌 최하위를 기록한 롯데는 투수력에서 아마최고의 강속구투수 박동희(박동희)가 가세된다면 윤학길(윤학길) 박동수(박동수) 김시진(김시진) 등과 함께 해태에 맞먹는 마운드를 구축할 수 있게된다.
그러나 롯데는 타력에서 대포가 없는 점이 최대 취약점이나 기존의 김민호(김민호) 외에 타구단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이를 보완한다면 그런 대로 해태와 대등한 경기를 펼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
빙그레는 올 시즌 중 보인 막강 타력에 투수력이 보강된다면 내년도 승부에 다시 한 번 기대를 걸 수 있다는 것이 보편적인 견해다. 따라서 빙그레·롯데의 전력강화가 이뤄진다면 현재로선 해태에 가장 근접하는 전력으로 볼 수 있다.
그밖에 태평양·삼성 등도 가능성은 있으나 각각 타력과 투수력에 획기적 강화방안이 없는 한 당장은 불가능한 입장이다.
『일본의 명문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9연패 기록에 도전하겠다』는 해태 김응룡 감독의 질풍 노도를 막을 감독은 과연 누구인가.
벌써부터 동계 훈련에 들어간 6개 구단 사령탑의 분발과 수성을 다짐한 해태의 불꽃 튀기는 싸움이 올 겨울 추위마저 녹여버릴 것 같다.

<권오중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