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오픈 최종일] 티샷 337m 댈리 역전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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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댈리(미국)는 파3홀을 제외한 대부분의 홀에서 드라이버를 꺼내들었다. 비록 페어웨이를 놓치더라도 공격적 플레이로 그린 가까이에 공을 붙여 스코어를 줄여나가겠다는 전략이었다. 댈리의 승부수는 멋지게 맞아떨어졌다.

댈리는 12일 충남 천안 우정힐스 골프장(파72.6천4백25m)에서 끝난 제46회 코오롱 한국오픈 최종 4라운드 경기에서 장타자의 위용을 과시하며 4언더파를 몰아쳐 합계 6언더파 2백82타로 정상에 올랐다. 우승상금은 1억원.

타와른 위라찬트(태국)가 합계 5언더파로 2위, 사이먼 예이츠(스코틀랜드)가 합계 4언더파로 3위에 오른 데 이어 이날 2타를 줄인 신용진(39.LG패션)이 합계 3언더파로 4위에 랭크됐다. 기대를 모았던 허석호(30.이동수패션)는 이날 1오버파를 쳐 공동 6위(합계 1언더파)에 머물렀다.

전날까지 공동 3위였던 댈리는 1번홀(파4)에서 티샷을 오른쪽 러프에 빠뜨리는 등 보기를 범하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그러나 댈리는 중반 이후 '정확성'보다는 '거리'로 승부를 걸면서 스코어를 줄여나갔다.

전반 9홀을 이븐파(버디 3, 보기 3개)로 마친 댈리는 11,12,13번홀에서 잇따라 버디를 잡아내 공동선두로 뛰어올랐다. 상승세를 탄 파4의 15번홀(3백44m)에선 드라이버를 잡고 티샷을 3백37m나 날려보낸 뒤 어프로치샷에 이어 가볍게 버디로 연결시켜 우승을 확정지었다.

2001년 유럽투어 BMW오픈 이후 2년 만에 우승한 댈리는 "후반 들어 역전승을 노리고 과감하게 승부를 걸었던 게 주효했다. 올해 어머니가 돌아가시는 등 좋지 않은 일이 많았는데 멋진 우승을 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댈리는 우승기념으로 신고 있던 골프화에 사인을 한 뒤 골프장 측에 기증했다.

한편 12번홀까지 합계 5언더파로 공동선두를 달렸던 무명의 이선호(27)는 13번홀(파3.2백m)에서 티샷한 공을 워터해저드에 빠뜨린 끝에 트리플 보기(6타)를 기록하며 무너져 공동 9위로 경기를 마감했다.

천안=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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