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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충일날, 성추행 女중사 추모소 간 文 "지켜주지 못해 죄송"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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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 영안실에서 성추행 피해 신고 후 극단적 선택을 한 고(故) 이모 공군 중사의 영정사진이 놓여 있다. 뉴스1

4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 영안실에서 성추행 피해 신고 후 극단적 선택을 한 고(故) 이모 공군 중사의 영정사진이 놓여 있다.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성추행 피해 신고에도 제대로 된 조치가 이뤄지지 않자 극단적인 선택을 한 공군 부사관의 추모소를 찾아 유족을 위로했다.

문 대통령은 6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 추념식 직후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에 마련된 이 모 부사관의 추모소를 방문했다.

문 대통령은 이 부사관의 부모님에게 “얼마나 애통하시냐”는 위로의 말과 함께 “국가가 지켜주지 못해 죄송하다”는 뜻을 전했다. 이 부사관의 아버지는 “딸의 한을 풀고 명예를 회복시켜 달라”고 말했고, 어머니는 “철저하게 조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철저하게 조사하겠다”고 약속하면서 “부모님의 건강이 많이 상했을 텐데 건강 유의하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함께 추모소를 방문한 서욱 국방부 장관에게는 “철저한 조사뿐 아니라 이번 계기로 병영 문화가 달라지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현충원 추념사에서도 “아직도 일부 남아있어 안타깝고 억울한 죽음을 낳은 병영문화의 폐습에 대해 국민께 매우 송구하다”며 “군 장병들의 인권뿐 아니라 사기와 국가안보를 위해서도 반드시 바로잡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에 대해 군 통수권자로서 사과한 데 이어 추모소를 찾음으로써 이를 심각하게 바라보는 것은 물론 향후 엄정한 수사와 조치에 나설 것을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3일 피해 부사관의 극단적인 선택에 안타까움을 표시하며 피해 신고 이후 부대 내 처리, 2차 가해, 피해호소 묵살, 사망 이후 조치 미흡 등에 대한 엄정한 수사 및 조처를 강력히 지시했다. 다음 날에는 이성용 공군참모총장의 사의를 즉각 수용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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