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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그래도 비싼데…사과·배 '과수화상병', 예산·안동서 첫 발생

중앙일보

입력

방역 관계자가 과수화상병에 걸린 사과나무를 베어내는 모습. 과수화상병은 빠른 전염을 보이는 세균병으로 확산 방지를 위해 빠른 매몰작업이 필요하다. 뉴스1

방역 관계자가 과수화상병에 걸린 사과나무를 베어내는 모습. 과수화상병은 빠른 전염을 보이는 세균병으로 확산 방지를 위해 빠른 매몰작업이 필요하다. 뉴스1

올여름 과일 물가에 빨간불이 들어오고 있다. 사과·배나무가 불에 타 화상을 입은 듯한 증세를 보이다 고사하는 '과수화상병'이 급속도로 확산하면서다.

농촌진흥청은 4일 사과 주요 산지인 충남 예산과 경북 안동에서 처음으로 과수화상병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특히 경북은 국내 사과 재배 면적의 59.2% 차지해 방역 당국도 대응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국내 과수화상병은 지난달부터 충북 충주·음성·제천, 충남 천안 등 기존 빈발 지역과 경기도, 강원도 등에서 확진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농진청은 의심 신고를 접수한 과수원에 대해 의심 증상이 나타난 나무를 바로 제거한 뒤 매몰 작업을 하도록 했다. 인근 과수원에서도 과수화상병이 추가 발생하면 기존 발생 과수원 주변 100m의 나무도 모두 매몰할 방침이다.

과수화상병은 이날까지 전국 231농가 108헥타르(ha)에서 발생했다. 올해는 더위가 일찍 찾아오면서 예년보다 최장 20일가량 빨리 확산하고 있다. 이천일 농진청 농촌지원국장은 “평년보다 과수의 생육이 빨라져 전국 사과·배 과원 대상 예찰 시기를 앞당겼고, 농가의 신속한 신고로 발견이 빨라졌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최근 농산물 물가 급등의 원인으로 작황 부진 등 공급 충격을 지적한 가운데, 과수화상병 확산이 지난해보다 커지면서 물가에 악재가 더해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사과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60.3%, 배 가격은 52.1% 올랐다. 허태웅 농진청장은 “작년보다 과수화상병 발생을 줄일 수 있도록 선제적인 방제 활동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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