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서 떨어졌다"던 아이…"4층서 추락" 말바꾼 옆집 엄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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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하게 지내던 이웃집에 3살 아이를 잠시 맡겼다가 아이를 중환자실에 입원시키게 된 어머니가 울분을 터트렸다.

31일 구미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9일 오전 10시 20분쯤 빌라 4층에서 3살 된 아이가 바닥으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추락한 아이의 엄마 A씨는 “평소 친분이 있던 4층 엄마 B씨 집에 아이를 잠시 맡겼는데 아이가 빌라에서 떨어졌다고 한다”는 내용의 글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렸다. A씨에 따르면 현재 아이는 뇌출혈이 발생하고 한쪽 폐가 손상됐으며 온몸에 타박상을 입어 중환자실에 입원 중이다.

인근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A씨는 이날 오전 9시쯤 아이를 B씨에게 맡겼다. 이후 한 시간이 조금 지나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A씨는 “B씨가 처음에 ‘아이가 식탁에서 떨어졌다’고 했다”며 “처음부터 4층에서 떨어졌다고 했다면 바로 대학병원에 가서 정밀검사를 받았을 텐데, 식탁에서 떨어졌다고 하니 금방 나을 줄 알고 지역 병원에 갔다가 골든타임을 놓쳤다”고 했다.

처음 아이를 치료한 구미 강동병원은 대구의 대학병원으로 아이를 이송했고, 해당 병원은 아동학대를 의심해 경찰에 신고했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도 “아이가 놀다가 식탁에서 떨어졌다”고 이틀 동안 거짓말을 하다가 인근 CCTV를 확인한 경찰의 추궁에 “4층에서 떨어졌다”고 말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B씨가 무서워서 거짓말을 했다고 하는데 믿을 수 없다”며 “아이가 4층에서 떨어졌으면 119에 신고를 먼저 해야지, 자기 신랑한테 먼저 알리는 게 말이 되느냐”고 했다.

B씨는 “한 달 된 제 아기 분유를 먹이고 있었는데 A씨의 아이가 안방으로 들어가 한참 동안 인기척이 없었고, 찾아봐도 없어 창문을 보니 방충망이 열려 있었다. 환기하려고 창문을 열어놨었다”고 설명했다고 A씨는 전했다. 그러면서 “겁이 많은 아이가 방충망을 본인이 열고 스스로 뛰어내렸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현재 사건을 넘겨받은 경북경찰청은 정확한 경위와 B씨의 고의성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13세 미만의 아동학대나 학대 의심 사건은 초동 수사는 관할인 구미경찰서에서 하며 나머지 수사는 경북경찰청에서 이뤄진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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