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여 백신 맞고 해방되겠다"vs"떨이 백신 죽어도 안 맞는다"

중앙일보

입력

잔여백신 물량 부족이 계속된 28일 서울 강남구의 한 병원 냉장고에 '잔여백신 없음'이 써져 있다. 뉴스1

잔여백신 물량 부족이 계속된 28일 서울 강남구의 한 병원 냉장고에 '잔여백신 없음'이 써져 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에 속도가 붙으면서 시민들의 기대와 걱정이 엇갈리고 있다. “코로나19로부터 해방되고 싶다”는 바람과 “부작용이 걱정된다”는 우려가 맞서는 모양새다.

‘잔여 백신’ 물량 이틀째 ‘0’

28일 낮 12시30분 서울과 경기도 분당의 카카오 '잔여 백신 예약' 서비스 현황. 사진 카카오 캡처

28일 낮 12시30분 서울과 경기도 분당의 카카오 '잔여 백신 예약' 서비스 현황. 사진 카카오 캡처

네이버와 카카오를 통한 ‘잔여 백신’ 예약 서비스의 남은 백신량은 이틀째 품귀 현상을 보인다. 28일 낮 12시 30분쯤 서울 광화문 일대와 경기도 성남시 분당 일대에서는 잔여 백신이 남아있는 의료기관이 없었다. 방역 당국은 지난 27일 오후 1시부터 아스트라제네카(AZ) 코로나19 백신 잔여량을 검색해 당일 접종 예약이 가능하도록 했다. 접종물량이 없어 AZ 백신 예약에 이틀째 실패했다는 40대 직장인 문모씨는 “하루빨리 코로나19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다”며 “여행도 가고 싶고 5인 이상 사적 모임도 갖고 싶다”고 말했다.

예약이 어렵다 보니 ‘꿀 팁’도 공유되고 있다. 본인을 병원 근무자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에 “전화를 돌려보니 생각보다 진도가 쭉쭉 나간다. 귀찮겠지만 최대한 많은 병원에 대기를 걸어야 한다. 또 평소 백신 접종을 많이 하는 내과·이비인후과보다는 정형외과 등을 공략해보라”는 글을 남겼다.

부작용 후기 활발하게 공유도

'AZ 백신 2차를 맞을거냐'는 질문에 카페 회원들의 댓글. "맞지 않겠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AZ 백신 2차를 맞을거냐'는 질문에 카페 회원들의 댓글. "맞지 않겠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AZ 백신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여전하다. “초기 안전성 논란이 빚어졌던 백신이니만큼 부작용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달 초에는 AZ 백신 관련 부작용을 공유하는 온라인 커뮤니티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AZ 백신 접종 후 손발 저림 부작용이 나타났다는 이들이 모인 한 인터넷 카페는 이날 기준 회원 수가 670여명에 이른다. 해당 카페에서는 “접종 21일 후 다리가 아프다” “접종 한 달 후쯤 손발 저림이 나타났다”와 같은 후기가 이어지고 있다. “백신을 맞고 새벽에 응급실을 다녀왔다”는 글도 있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이상 증상이 발생하기까지 짧게는 0.1시간부터 길게는 29일까지 평균 6.3일이 걸린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들은 AZ 백신 2차 접종에 대한 불안함을 호소한다. ‘2차 맞을 거냐’는 한 회원의 질문엔 “죽어도 안 맞는다” “직장 그만두는 일이 있어도 안 맞을 것이다” “건강이 먼저지 그깟 떨이 백신 맞았다가 이렇게 됐다”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AZ 백신을 맞은 후 수일째 손발 저림 증상에 시달리고 있다는 한 40대 카페 회원은 “질병관리청 주간보고 이상 반응에 ‘손발 저림’ 항목이 없고 접종 후 이상 반응 선택 항목에도 없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비슷한 증상을 겪고 있다”며 “병원에 가도 답이 없는 문제다. 살면서 겪어보지 못한 증상이라 언제까지 이래야 하는지 심리적 두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방역 당국은 인터넷을 통해 AZ 백신 후기를 접할 때는 잘못된 의료 정보가 포함될 우려가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관련해 검증되지 않은 정보를 수용하는 과정에서 주의가 필요하다”며 “백신 접종 관련 문의사항은 질병관리청 감염병 전문 콜센터(☎1339) 등을 통해 질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아스트라제네카 잔여 백신 어떻게 신청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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