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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병상의 코멘터리

비전발표 보니..‘이준석 1등’이해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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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상 기자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이준석 후보가 25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1차 전당대회 비전발표회에서 비전발표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이준석 후보가 25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1차 전당대회 비전발표회에서 비전발표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당대표 비전발표회.청중없는 온라인 전당대회 #연설 태도와 내용 보니..이준석이 디지털 정치소통 앞서

1.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의 비전발표회가 25일 서울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렸습니다. 정당의 최대축제인 전당대회인데 청중이 없었습니다. 코로나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더 많은 사람이 보고 들었을 겁니다. 디지털세상이니까요. 저 역시 유튜브로 봤습니다. 과거 오프라인 전당대회 현장의 열기와 함성이 없기에 재미는 덜 했습니다. 대신 혼자서 집중해 시청했기에 훨씬 세밀하게 비교평가할 수 있었습니다.

2.왜 이준석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1위인지 새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이준석은 달라진 세상, 디지털과 코로나 시대의 정치, 온라인 컴뮤니케이션에 가장 잘 적응한 후보였습니다.

디지털 세상, 온라인 컴뮤니케이션의 가장 큰 특징은 기술적 평등입니다. 기존 아날로그 정치시대의 위계서열이 통하지 않습니다. 오직 말하는 한 사람과 듣는 한 사람만 서로 마주보고 있습니다.

3.이런 디지털 정치에선 디지털스러운 컴뮤니케이션이 주효합니다. 첫째 말하는 사람의 태도. 둘째 말하는 내용..두가지가 모두 디지털스러워야 합니다. 이준석이 그런 점에서 앞섰습니다. 여론조사 1위 이준석, 2위 나경원, 3위 주호영 후보가 비전발표회에서 보여준 태도와 내용을 비교하자면 그렇습니다.

4.태도면을 보자면..1번 연사로 나온 주호영은 태블릿PC를 들고나왔습니다. 손가락으로 페이지를 넘겨가며 연설합니다. 태블릿을 이용했다뿐이지 사실 준비된 연설문을 읽는다는 느낌이었습니다.

6번 이준석은 리모컨을 들고 나왔습니다. 스크린에 뜨는 자료화면을 넘기면서, 카메라에 눈빛을 맞춰가며 이야기합니다.

마지막에 등장한 나경원은 A4용지로 준비된 원고를 탁자위에 두고 등장합니다. ‘원고 준비했는데..앞서 젊은 후보들처럼..원고없이 하겠다’고 밝힙니다. 좀 매끄럽지 못했습니다. 중간중간 뜸을 들이는 모습이..원고를 기억하려 애쓰는듯..애매했습니다.

5.내용면을 보자면..골자는 다 같습니다. 야권통합과 정권교체. 그런데 논리와 표현법은 달랐습니다.
1번 주호영은 자신의 경륜을 강조하면서 ‘2030참여확대’ ‘청년당직 할당’등 젊은이들을 위한 공약을 했습니다. 맞는 말이지만 추상적이었습니다.

6번 이준석은 구체적이었습니다.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2030시민유세단’을 예시했습니다. ‘국회의원들이 연설하면 유튜브 조회 5만도 안되지만, 대학생이 유세차에 올라 얘기하니까 조회 100만을 넘겼다..’그런 새로운 시도로 젊은표를 모아 정권교체하겠다는 얘기입니다. 뉴미디어본부장이었던 자신의 아이디어란 자랑은 하지 않았습니다.
나경원 역시 추상적이었습니다. 정권교체와 쇄신이란 말을 여러차례 반복했습니다. 대중이 모인 오프라인에선 정확한 메시지 전달과 강조를 위해 반복이 필요하지만..혼자서 집중해 보는 유튜브에선 지루하게 느껴집니다.

6.결과적으로 나경원과 주호영은 나이와 무관하게 ‘old’하게 보였습니다.
국민의힘이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2030 젊은표를 얻어 성공했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후보가 누가되든..내년 3월9일 대통령선거에서도 젊은표를 얻어야 승리할 것이란 점도 명확합니다.
이런 국면에서..25일 비전발표회를 보면..이준석이 ‘젊은표를 가장 잘 끌어올 것’처럼 보입니다.
〈칼럼니스트〉
2021.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