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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맞을 이유없다"…정은경 남편도, 권덕철 아내도 AZ 맞았다 [뉴스원샷]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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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트라 백신을 예약해 두긴 했는데, 맞아도 되나."
며칠 전 기자는 형의 전화를 받았다. 형은 60대라서 이번에 접종 대상에 들어 동네의원에서 맞기로 돼 있다고 한다. 형은 "자꾸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부작용(일부는 사망) 뉴스가 나와서 주변에서 맞지 말라고 하는데"라고 걱정했다. "걱정하지 마시고 맞으시라."
망설이지 않았다. 기자와 아내는 '노쇼'  AZ백신을 맞으려고 몇 군데 병원의 대기 명단에 올려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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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지인들의 전화를 많이 받는다. 다들 부모 걱정을 한다. 백신 관련 기사를 쓰는 기자라서 조금이라도 더 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AZ백신의 불안감을 표한다. 화이자는 물어보지도 않는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20일 브리핑에서 "60∼74세 어르신들의 백신(AZ백신) 접종 예약률은 50.1%(21일 53.3%)이다. 주목할 부분은 17일 42.9%, 18일 47.2%, 19일 49.5%로 예약률 증가 속도가 둔화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권 장관은 "접종률 저조로 인해 일상 회복이 늦어지는 게 아닌지 매우 우려스럽다"며 백신 접종을 강하게 권고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 연합뉴스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 연합뉴스

권 장관은 일찌감치 AZ백신을 맞았다. 그의 어머니(79)는 화이자를 맞았고, 부인(56)은 AZ백신을 맞았다. 부인은 치과의사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과 남편도 AZ백신을 맞았다. 정 청장 남편도 의사이다. 권 장관은 "아내가 접종할 때 주저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질병관리청 홍정익 과장은 코로나19 접종을 총괄한다. 홍 과장도 노모(74)가 첫날(이달 27일) AZ백신을 접종하도록 예약했다.

믿을 만한 의사를 찾을 때 통용되는 방법이 있다. 주변의 의사에게 "당신 가족이 아플 때 누구에게 맡길 것인가"라고 확인하는 것이다. 가족만큼 소중한 사람이 없다. 백신 접종 순번이 돌아왔는데, AZ백신이라고 거부하면 순번이 맨 뒤로 밀린다. 11,12월에 맞아야 할 텐데, 그때 어떤 백신이 돌아올지 모를 일이다.

19일 기준 AZ백신을 맞고 이상반응을 보인 사람은 0.86%이다. 대부분 근육통·발열 등의 경미한 증세다. 이 중 아나필락시스 같은 중대한 이상반응은 0.028%이다. 이것도 백신 때문인지 입증된 건 아니다. 유럽이나 미국에서 문제가 된 희귀 혈전은 국내에서 아직 발생하지 않았다.

백신의 효과를 보자. 최근 경기도 성남의 한 요양병원에서 12명의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이들은 모두 백신 미접종자였다. 접종자는 감염되지 않았는데, AZ백신 접종자들이었다. AZ백신을 1회만 접종해도 89.5%의 예방 효과가 있고, 사망을 100% 예방한다. AZ백신 접종의 위험보다 이득이 훨씬 크다고 볼 수 있다.

코로나19 고위험 그룹은 60세 이상 고령층이다. 코로나19 전체 환자 발생의 26.9%이지만 사망자는 전체의 95%를 차지한다. 60세 이상이 감염되면 100명 중 5명은 사망에 이른다(치명률 5.2%).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오명돈 교수(코로나19중앙임상위원장)는 "혈전 위험 등 모든 사항을 학술적으로 종합하면 60세 이상이 AZ백신을 안 맞을 이유가 없다. 당연히 맞아야 한다"고 단언한다. 그는 "발열·근육통·피로감 등의 이상반응이 있긴 하지만 하루 이틀 사이에 없어진다. 그것 때문에 못 맞을 정도가 아니다"라며 "유럽의 혈전 발생 뉴스 때문에 걱정이 큰 것 같은데, 한국인의 혈전(일반 혈전을 지칭) 발생률은 서양인의 10~20%에 불과하다.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다. 오 교수는 다시 한번 강조한다. "60세 이상은 AZ백신이라도 맞아야 한다. 지금의 상황이 매우 안타깝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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