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평등 양육시 저출산 극복`

중앙일보

입력

심각한 저출산 현상 극복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자녀양육 과정에서 양성평등이 실현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박수미 한국여성개발원 연구위원은 서울대 행정대학원이 14일 '한국가족의 양성평등과 저출산'을 주제로 개최한 제281회 '정책&지식' 포럼에서 "결혼 후 여성에게 가사와 자녀 양육을 전담시켜서는 만혼과 저출산을 해결할 수 없다"며 이렇게 주장했다.

그는 통계청의 '1999년 생활시간조사' 자료를 근거로 현재 부부의 가사노동 및 자녀 양육에서의 불평등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20~40대 맞벌이 부부 3천668가정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가사와 양육이 주류인 '무급노동'의 경우 여성은 자녀가 없을 때(하루평균 128분)보다 자녀가 태어난 뒤(253분) 급격히 증가했지만 남성은 자녀가 없을 때(23분)와 자녀가 태어난 뒤(39분)가 큰 차이가 없었다.

또 박 연구위원이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05년 전국결혼 및 출산동향조사'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한 자녀를 둔 기혼 취업 여성의 경우 남편의 가사노동 시간이 증가할수록 둘째 출산에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박 연구위원은 "초 저출산의 직접적인 원인인 만혼과 초혼연령 상승에는 여성의 경력 단절을 감수케 하는 가부장적 가족제도가 한 원인"이라며 "가족내 성 형평성의 실현이 저출산 현상을 정면으로 돌파할 수 있는 근본해결책"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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