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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명중 최소1명 지명철회하라" 與 반기에, 靑 "의견 듣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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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총리 임명동의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 개의 요청을 위해 국회의장실을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가 12일 국회 의장실 앞에서 면담을 마친 뒤 취재진들의 질문을 답하고 있다. 2021.5.12 오종택 기자

국무총리 임명동의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 개의 요청을 위해 국회의장실을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가 12일 국회 의장실 앞에서 면담을 마친 뒤 취재진들의 질문을 답하고 있다. 2021.5.12 오종택 기자

장관 후보자 3인방에 대한 임명 강행 기류에 여당 내 반발이 커지자 청와대가 한발 물러섰다.

12일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 모임 ‘더민초’가 “장관 후보자 3인 중 최소 1명을 지명철회하라”고 주장했다. 전날 청와대가 청문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하자 정면으로 반기를 든 것이다.

그러자 이날 오후 청와대에선 “여당의 의견을 듣겠다”는 공식 반응이 처음 나왔다.국민의힘이 ‘전원 부적격’ 의견을 고수하는 가운데 오는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송영길 지도부 사이엔 14일 티타임이 예정돼 있다.

강행 압박에…반발 확산

이날 민주당 곳곳에서는 임혜숙(과학기술정보통신부)·노형욱(국토교통부)·박준영(해양수산부) 등 장관 후보자 3인 전원에 대한 청문보고서 채택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나왔다. 더민초 간사인 고영인 의원은 오전 전체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최소한 1명에 대한 부적격 의견을 청와대에 강력히 권고할 것을 당 지도부에 요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더민초는 이날 회의에서 누가 부적격인지 결론을 내진 않았지만 “한 명 또는 두 명을 얘기하는 의견이 있었고, 최소 한 명 이상으로 정리했다”는 게 고 의원의 전언이다. 민주당 초선 의원은 81명으로, 전체(174명)의 절반가량이다.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오전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초선들의 의견을 잘 수렴해서 야당과 대화하고, 필요하다면 청와대에도 여러 집약된 의견을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지난6일 고영인 더불어민주당 초선 모임 '더민초' 간사 의원이 6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더민초 쓴소리 경청 20대에 듣는다' 간담회에 참석, 간담회 시작에 앞서 참석한 20대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오종택 기자

지난6일 고영인 더불어민주당 초선 모임 '더민초' 간사 의원이 6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더민초 쓴소리 경청 20대에 듣는다' 간담회에 참석, 간담회 시작에 앞서 참석한 20대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오종택 기자

상대적으로 목소리가 큰 재선 그룹에서도 “개인적으로 셋 다 가기는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강훈식 의원)는 의견이 분출됐다. 5선의 이상민 의원은 “온전한 리더십은 국민들의 신임으로부터 나오는 건데, 신임이 없는 분이 희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장관 직책에 온전한 리더십이 가능하겠느냐”고 이틀째 임명 불가론을 폈다.

靑과 黨의 핑퐁게임…4일 文-宋 티타임서 결론

그러자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은 금요일까지 국회의 의견을 요청했다”며 “그때까지 다양한 의견들을 여러 경로를 통해 수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견 청취 채널로는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과 이철희 정무수석 등을 지목했다.

청와대와 민주당이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핑퐁 게임 양상도 확연해졌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14일 티타임 전에는 당이 어떤 식으로든 결론을 내와야 한다”며 “3명 모두 청문보고서를 단독 채택하든 일부에 대해 지명철회를 요구하든 야당과의 협의된 결과를 내놓든 셋 중 하나는 결정하고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9일 열린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당 지도부가 ‘결단이 필요하다’는 뜻을 전달했고, 청와대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라며 “14일 문 대통령과 당 지도부 간담회에서는 어떻게든 결론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14일 이후 문 대통령이 3명의 장관 후보자에 모두에 대해 임명을 강행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다. 청와대 내에 강공 기류가 여전히 작지 않기 때문이다. 당내서 분출되는 일부 지명철회 주장에 대해 청와대 내에선 “전체 의원이 아닌 일부의 주장을 확대 해석한 결과”라는 목소리가 계속 나온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만공사 하모니룸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2021.5.12/뉴스1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만공사 하모니룸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2021.5.12/뉴스1

민주, 총리 동의안 무력 시위

당·청간의 핑퐁게임을 지켜보는 야당은 느긋한 상태다. 국민의힘은 3명 장관 후보자 지명철회 없이는 김부겸 총리 후보자 임명 동의안 처리도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선출도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국민의힘은 이날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3명 장관 후보자와 김부겸 총리 후보자는 부적격자며, 사퇴하거나 지명철회하는 것이 맞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대행은 이어진 비공개 의총에서 “여당에서 일부 후보자를 자진 사퇴시킨 다음 (인준안을) 처리할 가능성도 있다. 금요일(14일)까지 지켜보자”고 말했다. 그는 관련 상임위원회와 소위원회에 “여당이 일방처리를 강행할 경우 항의시위를 준비해달라”며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5월 의사일정 합의도 힘들다”고도 말했다.

이같은 야당을 흔들기 위해 이날 민주당은 무력시위를 펼쳤다. 오후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가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국회 국무총리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전체회의 소집을 요청했다. 김부겸 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부터 단독 처리할 수 있다는 제스처를 보인 것이다. 야당 측에서 서병수 위원장을 포함한 인사청문특위 위원 전원이 불참하자 민주당도 일단 물러섰다.

심새롬·송승환·성지원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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